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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저씨' 박호산(왼쪽부터), 이지은, 이선균, 송새벽 /사진=김현우 기자 |
말 많고 탈 많았던 '나의 아저씨'가 절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무거운 분위기의 드라마임에도 따뜻함을 선사하고 있다는 호평이 있는 반면, 여전한 논란이 자리하고 있다.
방송 중인 tvN 수목드라마 '나의 아저씨'(극본 박해영·연출 김원석)는 삶의 무게를 버티며 살아가는 아저씨 삼형제 동훈(이선균)·상훈(박호산)·기훈(송새벽)와 거칠게 살아온 한 여성 지안(이지은)이 서로를 통해 삶을 치유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최근 시청률이 4%(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를 넘어서며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나 '나의 아저씨'가 늘 꽃길을 걸었던 건 아니다. 시작 전부터 주인공인 이선균과 이지은(아이유)의 나이 차이가 커 로맨스에 대한 기대를 반감시켰고 상훈 역의 오달수가 '미투 운동'으로 인해 하차하는 불상사도 있었다. 거기다 방송 중에 있었던 이지안에 대한 이광일(장기용)의 폭력신이 논란이 일자 제작진이 직접 나서 해명을 해야 했다.
11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열린 '나의 아저씨' 기자간담회에서는 이러한 논란들에 대한 해명이 이어졌다. 김원석 PD는 이러한 논란들을 인지하고 있다며 "초반에 있었던 오해가 최근에 많이 풀렸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그럼에도 완전히 풀리진 않았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의 아저씨'라는 제목부터가 논란의 시작이었다. 여자주인공 이지안 역을 맡은 이지은(아이유)이 가수로서 낸 앨범의 수록곡 '제제'가 '로리타 논란'에 휩싸였던 이유가 크다. 그러나 김 PD는 "'나의 아저씨'의 '나의'는 내 남자·나의 연인·이성을 표현하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나의 엄마·나의 친구·나의 이웃 등 소중한 사람이 됐다는 의미로 우리 드라마에선 쓰인다. '나의 아저씨'는 소중한 사람이 되는 이야기다. 각자 굉장히 소중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데 기존에 있는 개념으로 이 감정을 설명하긴 어렵다"라며 "대본을 읽으면서 그 감정이 좋아 연출을 결심했고 시청자들에게 온전히 전달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만들고 있다. 14회 대본까지 나온 상황에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이지은 역시 작품 출연을 고민했던 이유가 자신의 논란 때문이었다고 고백했다. 이지은은 "해당 논란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 당시엔 내가 프로듀서로서 가수로서 전달하는 과정이 매끄럽지 못하고 고민하지 않으면 다른 방식으로 비춰질 수 있고 누군가는 불쾌하게 받아들일 수 있겠다는 것을 알았다. 그 부분에 대해서 경각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라며 "그럼에도 제가 대본을 봤을 때 전혀 그런 부분을 느끼지 못했다. 내가 지안이가 만났을 때, 굳이 드라마가 떠안지 않아도 될 논란까지 나로 인해 생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정말 떳떳하지 못했다면 선택할 수 없었을 것이다. 순수하게 대본을 읽었을 때 그런 뉘앙스가 없다는 걸 알았다. 사랑이 아니라 사람이 느껴졌기 때문이다"라고 출연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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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사진=김현우 기자 |
극중 있었던 지안에 대한 광일의 폭력 신·지안이 동훈을 도청하는 신·지안이 물건을 훔치는 신 등도 함께 논란이 됐다. 김 PD는 이에 대해 "극적인 장치를 위해 사용했다. 좋은 작품에서도 이러한 소재들이 매개체로 쓰이곤 한다"고 말했고 이지은도 "저는 지안이가 느끼는 대로 행동하는 것에 대해서만 고민했다. 지안이가 아닌 이지은으로서 생각을 하면 해당 장면을 보고 '나도 도청을 해야지' '나도 폭력을 써야지' 하는 생각은 들지 않더라. 그저 '지안이가 끔찍한 현실에 놓여있구나' 정도로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지은의 말엔 어폐가 있다. 최근 데이트 폭력이 화두에 오르고 있고 대중들은 TV 매체를 통해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영향을 받는다. TV에 나온 장면을 모두가 따라하는 건 아니지만 그러지 않은 이들도 존재한다. 특히 이지은의 말대로 자신의 과거 논란이 존재하는 만큼 더욱 엄격한 잣대가 요구될 수 있다는 것도 알아야 했다.
논란이 되었던 장면에서 지안은 광일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당했다. 많이 다친 지안은 다음 날 멀쩡한 모습으로 출근했다. 일각에서는 이 에피소드가 실제 일어난 일이라면 지안은 회사가 아닌 병원을 향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물론 제작진은 극중 지안과 광일이 얽히고설킨 관계이기 때문에 이러한 장면이 그려졌다고 해명했고, 김 PD 역시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시청자들의 반응을 인지하고 폭력적인 장면을 모자이크 처리 중이다. 자기검열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김 PD는 이지은에 대해 소개하던 중 울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의도와는 다르게 '나의 아저씨'가 여러 논란에 휩싸였던 것이 마음고생으로 번졌던 모양새였다. 김 PD는 "우리 드라마는 미화를 조장하려고 만든 게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가장 좋았던 반응은 '차갑고 우울한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따뜻한 이야기'라는 평이었다. 어둡고 우울하기만 한 드라마가 아니라 가슴 따뜻해지는 이야기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나의 아저씨'는 이제 중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극중 이지안은 세 아저씨를 만나 마음을 열고 성장해가는 모습이 그려질 예정이다. 과연 후반부엔 이러한 논란을 종식시키고 제작진과 배우들 노고가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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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석 PD /사진=김현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