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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 스팅어가 5월 국내 출시를 시작으로 올해 하반기 북미 등 해외 고급차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한다. 현대차도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 독자 모델 G70을 올해 상반기 국내에 선보인 후 하반기 북미에 출시하고 프리미엄 이미지 제고에 나선다. 이로써 두 신차는 쌍둥이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올해 국내외 시장에서 유례없는 한판 승부를 앞두게 됐다.
스팅어는 기아차의 디자인·연구개발(R&D) 기술력이 집약된 후륜 구동 기반의 5인승 세단이다. 기아차는 스팅어를 통해 수입차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고성능 프리미엄 세단에 도전장을 내밀겠다는 각오다. 지난 22일 기아차는 영하 40도의 혹한 지역에서 스팅어의 성능·안전성 등을 점검하며 마지막 담금질에 나선 바 있다. 경쟁 모델로는 BMW 4시리즈 그란쿠페와 아우디 A5 스포트백 등이 꼽힌다.
현대차도 2015년 제네시스 출범 이후 G80·G90(EQ900)에 이은 첫 독자 모델인 G70을 내놓고 브랜드 정체성을 확립한다는 포부다. 또 기존 대형 중심 라인업을 중형으로 확장함으로써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G70 국내 출시 일정도 당초 올해 하반기에서 ‘2017 서울 모터쇼’ 첫 공개를 통해 상반기로 앞당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스팅어와 G70은 파워트레인 등 같은 플랫폼을 공유하기 때문에 동력 성능은 큰 차이가 없으리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 두 모델은 2.0 터보와 V6 3.3 트윈 터보 등 동일한 2개의 가솔린 엔진 모델로 출시된다.
이런 가운데 두 모델의 출시 일정이 겹치면서 발생할 수 있는 ‘간섭 효과’에 대한 우려섞인 관측이 나온다. ‘신차 효과’로 판매량을 단기간에 끌어올릴 수는 있겠지만, 같은 그룹 내 차종 경쟁으로 각 모델 판매량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두 모델의 디자인이 달라도 성능이 같다면 서로 부정적인 간섭 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며 “트림과 가격 측면에서 차별성을 띠고 출시해야 간섭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현대차 관계자는 “스팅어와 G70은 지향점이 다른 만큼 디자인 차이는 클 것”이라며 “엔진 튜닝 등을 통한 성능도 차별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국내에 이어 미국 고급차 시장에서 스팅어·G70이 각 사의 프리미엄 이미지 구축에 성공한다면 향후 유럽 진출에 청신호가 켜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시장에서 스팅어와 G70의 이미지 중복을 피하는 것이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며 “두 모델이 경쟁 구도를 형성하며 럭셔리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한다면 향후 유럽 시장 개척에 큰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