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범 측-김형수 전 미르 이사장, 재단 인사에 청와대 개입 놓고 ‘공방’

김형수 전 미르재단 이사장이 최순실 씨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최순실씨(61)의 ‘국정농단’ 의혹 연루돼 구속기소 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8·구속기소) 측이 미르재단 사무총장 해임에 청와대가 개입했는지를 놓고 법정에서 김형수 전 미르재단 이사장과 공방을 벌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7일 열린 최씨와 안 전 수석의 10회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씨는 ‘안 전 수석이 이성한 전 재단 사무총장의 사임을 요구했나’라는 검찰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김씨는 대통령이 이란을 방문한 지난해 4∼5월께 안 전 수석이 김 전 이사장에게 전화해 ‘이씨를 (재단에서) 내보내는 게 VIP(대통령)의 뜻’이라며 ‘순방이 끝나기 전까지 해결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또 김씨는 같은해 3월께 최씨의 측근 차은택씨(48·구속기소)로부터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조사했는데 이씨가 문제 있는 사람이라고 나왔으니 해고하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안 전 수석 측의 변호인은 “증인(김씨)의 다른 진술들을 보면 차씨와 안 전 수석이 이씨만 해고하라고 요청했는데 재단 이사회에서 이씨는 보직 해임하고 이한선 전 상임이사는 비상임이사로 변경하려고 해서 그렇게 됐다”고 지적했다.

변호인은 “안 전 수석의 말을 듣지 않고 이사회의 결정을 따라 (재단 인사를) 결정했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