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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본지가 입수한 (주)서광(대표 조각희)과 애플전기(주)(대표 김동호)가 지상 150m 이상의 건물에 설치하기 위해 제작한 항공장애표시등 제품을 KIER에서 직접 확인한 결과 모두 다중펄스 방식을 채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제품은 지난 2014년 9월과 10월 사이 KIER로부터 ‘등 전체가 한 번에 점멸되는’ 정상적인 항공장애표시등이라는 시험성적서를 발급받았다. 하지만 본지가 서광과 애플전기의 시험성적서용 항공장애표시등과 동일한 제품을 입수한 뒤 KIER를 통해 확인한 결과 다중펄스 방식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회사가 항공장애표시등에 대한 시험성적서를 받은 뒤 이와는 다른 제품을 생산, 판매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셈이다.
서광 제품의 경우 KIER에 항공장애표시등 시험성적서를 의뢰할 당시보다 부품 갯수가 3분의 2로 축소됐고, 제어반에 다중펄스 방식을 삽입한 것으로 보인다.
KIER 관계자는 “우리는 다중펄스 방식의 항공장애표시등에 대한 시험을 실시하지 않는다”며 “서광제품의 경우 (지난 2014년) 시험성적 실시 때보다 제어반 부품이 3분의 1 정도 빠진 것 같다”고 말했다.
애플전기는 시험성적서 용은 정상적인 것으로 만들면서도 제품에는 항공장애표시등 자체에 다중펄스 방식을 채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됐다.
KIER 관계자는 “이들 제품은 KIER에서 시험했던 것과 제품번호가 일치해 같은 제품으로 추정된다”면서도 “애플전기의 항공장애표시등은 제품은 같지만 (시험성적서를 발급 받았을 때와) 다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본지는 서광과 애플전기 측의 답변을 요청했으나 양사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서광 관계자에게 “사장에게 연락을 부탁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으나 답변이 없었고, 애플전기에는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되지 않았다.
앞서 항공장애표시등 업체 A사는 지난 6월 30일 국토부에 ‘KIER은 항공장애표시등을 다중펄스로 제작하더라도 이에 대한 파악이 불가능하며, 부동광 측정시 항공장애표시등을 켜 놓는 시간에 대한 기준표가 없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후 본지 확인 결과, KIER은 다중펄스 방식을 측정할 수 있으나, 부동광 측정 관련 시간 기준표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KIER 관계자는 “항공장애표시등에 대한 시험을 할 때는 다중펄스 방식 여부를 우선 따지고, 다중펄스가 아닐 때 부동광 측정 방식을 사용한다”며 “KIER이 다중펄스 방식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A사의 진정서는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