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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 다르고 속 다른 車…공유 플랫폼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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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유신 기자

승인 : 2016. 03. 25. 06:00

도요타 TNGA
도요타의 새로운 플랫폼인 TNGA. 4세대 프리우스에 처음 쓰였다/제공=도요타
같은 뼈대 다른 차가 늘고 있다. 속은 같지만 겉은 형태나 디자인은 완전히 다르다. 자동차 업체는 개발비를 줄일 수 있고 소비자는 선택 폭이 넓어진다.

플랫폼은 자동차를 이루는 뼈대다. 자동차를 만드는 틀이기 때문에 중요도도 높고 개발비도 많이 든다. 예전에는 차급마다 같은 플랫폼을 썼다. 규모가 큰 자동차 업체는 플랫폼 수가 10개가 넘었다.

지난 수년 동안 개발비를 줄이고 공정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플랫폼 통합작업이 각 업체들 사이에 활발하게 이뤄졌다. 같은 차급에서만 플랫폼 공유가 이뤄지던 과거와 달리 차급에 구애 받지 않고 플랫폼을 나눠 쓴다.

플랫폼을 공유하면 같은 부품을 쓰기 때문에 차의 성격이 비슷해진다. 차이가 디자인 밖에 없으면 ‘껍데기만 다르다’는 비난을 받기도 한다. 이를 피하기 위해 성격을 대폭 차별화하는 추세다.
2016 Jeep® Renegade 75th Anniversary edition
지프 레니게이드/제공=지프
2016 Fiat 500X Trekking Plus
피아트 500X/제공=피아트
미국 브랜드인 크라이슬러와 이탈리아 피아트가 합병해 탄생한 FCA는 공동 생산 차종을 적극적으로 선보인다. 지프 레니게이드와 피아트 500X가 대표적이다.

레니게이드는 지프 74년 역사상 처음 내놓는 소형 SUV이다. 각진 박스형 차체와 지프의 정체성을 살린 디자인으로 개성을 살렸다. 오프로드 주파력이 동급 차에 월등히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500X는 소형 해치백 모델인 500의 크기를 키우고 500 라인업 최초로 네바퀴굴림을 집어 넣었다. 각진 레니게이드와 달리 차체가 둥글둥글하고 매끈하다.

피아트의 작은 차 만들기 노하우는 레니게이드로 전이되고 지프의 네바퀴굴림을 기반으로 한 오프로드 주파력은 500X로 주입됐다. 플랫폼은 같지만 두 차는 완전히 다른 차처럼 보인다. 주행성능도 달라서 모두 네바퀴굴림을 쓰지만 레니게이드가 오프로드에 더 특화된 성격을 지닌다. 가격도 3280만원에서 시작하는 레니게이드와 달리 500X는 2900만원부터다.

현대차 아이오닉
현대차 아이오닉/제공=현대차
기아차 니로
기아차 니로/제공=기아차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도 플랫폼 공유에 적극적이다. 쏘나타와 K5, 그랜저와 K7, 투싼과 스포티지, 싼타페와 쏘렌토 등은 겉만 다르고 속은 같은 차다. 주행 성능이 크게 차별화되지 않기 때문에 디자인과 브랜드 인지도가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인 현대차 아이오닉과 기아차 니로는 경우가 다르다.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공유하지만 형태가 다르다. 아이오닉은 해치백이고 니로는 SUV이다. 아예 다른 세그먼트를 공략한다. 동일한 세그먼트에서 판매 간섭이 발생하는 일을 막기 위한 전략이다.

엔진과 파워트레인은 1.6ℓ 가솔린 직분사 엔진과 6단 더블클러치 변속기(DCT)로 같다. 차체 길이는 다르지만 휠베이스는 2700mm로 동일하다. 두 차의 차이는 형태에서도 나타난다. 니로는 키가 큰 SUV이기 때문에 해치백 스타일인 아이오닉보다 공기저항을 많이 받는다. 공기저항계수(Cd)는 아이오닉이 0.24이고 니로는 0.29다.

도요타 라브4
도요타 라브4 하이브리드/제공=도요타
렉서스 NX
렉서스 NX300h/제공=렉서스
최근 선보인 도요타 라브4 하이브리드는 렉서스 NX300h와 플랫폼과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공유한다. 라브4는 대중차 시장을 공략하고 NX300h는 고급차 시장을 겨냥한다. 기본 뼈대는 같은 차이지만 상대하는 시장이 다르다.

성능은 큰 차이 없다. 둘 다 152마력 2.5ℓ 가솔린 엔진과 143마력 전기모터를 쓴다. 복합연비는 라브4 하이브리드가 13.0㎞/ℓ이고 NX300h가 12.6㎞/ℓ로 근소한 차이를 보인다.

가장 큰 차이점은 디자인과 가격이다. 라브4가 대중차다운 수수한 면모를 보인다면 NX300h는 파격적이고 화려한 개성을 드러낸다. 가격은 라브4 하이브리드와 NX300h가 각각 4260만원과 6180만원으로 격차가 크다.

BMW X1
BMW X1/제공=BMW
미니 클럽맨
미니 클럽맨/제공=미니
지난 2월 국내에 출시한 BMW의 소형 SUV X1은 플랫폼이 완전히 바뀌었다. 뒷바퀴굴림에서 앞바퀴굴림으로 바뀌는 극적인 변화를 겪었다. 이 플랫폼은 MPV인 BMW 액티브 투어러와 미니 클럽맨에도 쓰인다. 차세대 미니 컨트리맨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23일 선보인 도요타 4세대 프리우스는 도요타의 새로운 플랫폼인 TNGA(Toyota New Global Architecture)를 처음으로 적용한 차다. 앞으로 나올 도요타의 신모델은 TNGA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프리우스와 모양과 성격은 다르지만 뼈대는 같은 차가 계속 나온다는 뜻이다.

플랫폼 공유가 장점만 있지는 않다.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을 공유하면 개발비를 줄이고 차종을 늘리기 쉽다”면서도 “공유한 차들 사이에 판매 불균형이 생기면 잘 팔리지 않는 차종 브랜드는 이미지에 타격을 받는다”고 말한다.

개발비를 줄이기 위해 자동차 업체는 플랫폼의 수를 줄여나간다. 그만큼 플랫폼을 공유하는 차종의 수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차종별 차별화가 필수인 만큼 성격을 달리하는 추세는 계속해서 이어질 전망이다.

임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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