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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5자회담 실효성’ 거둘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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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 기자

승인 : 2016. 01. 22. 17:03

북한 뺀 한미중일러 '북핵 해결 새로운 틀' 전격 제안...전문가들 "중국 러시아와 이견 더 커질 수 있어"..."국제사회 제재 압박과 동시에 대화 통한 '북한 출구'도 강구해 봐야"...한중관계 핵심이익 신뢰 시험대
정부 외교안보 관련 업무보고
박근혜 대통령이 22일 청와대에서 외교부·통일부·국방부에 대한 외교안보 부처 신년 합동 업무보고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22일 외교부·통일부·국방부 신년 정부 업무보고에서 북한의 핵과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5자 회담’ 틀을 전격 제안했다.

북핵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2003년 시작돼 2005년 9·19 공동성명, 2007년 2·13과 10·3 합의를 도출하면서 나름 성과를 거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2008년 12월 6차회담 3차 수석대표회의에서 북핵 검증의정서 채택 실패 이후 지금까지 8년 동안 열리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지난 6일 북한의 4차 핵실험을 계기로 북핵 해결을 위한 6자회담 구조 자체를 북한을 제외한 5자회담 틀로 새롭게 꾸려 한·미·중·일·러가 북한을 실질적으로 압박하는 구도로 만들어 보겠다는 새로운 제안을 한 것으로 보인다.

북핵 위협의 직접적인 이해 당사국인 한국으로서는 강력한 국제 제재의 틀 밖에 뾰족한 묘안이 실질적으로 없어 박 대통령도 답답한 상황으로 보인다. 결국 기존 한·미·일 동맹 구도 틀에 중·러의 협력을 보다 강하게 이끌어 내겠다는 구상으로 읽힌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북핵을 포함한 동북아시아를 둘러싼 외교안보 환경 자체가 중국과 러시아의 근본적인 협력 틀을 새롭게 짜거나 구도 자체의 변경을 이끌어 내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박 대통령이 북핵은 물론 앞으로 한반도 통일외교와 함께 평화·안정 체제를 유지해 나가기 위해서는 중·러와 어떤 식으로 신뢰와 협력 관계를 긴밀하면서도 탄탄히 해 나갈 수 있을지가 핵심 관건으로 보인다. 북핵과 한반도 문제에 있어 중·러의 실제적이고 실질적인 협력을 어떻게 이끌어 낼 수 있느냐가 결국 박 대통령의 근본적인 고민이 깊어지는 지점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22일 “박 대통령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 측의 협조가 중요한 관건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오히려 중국과 러시아가 거부감을 갖고 있는 5자회담 추진 의사를 밝힘으로써 한반도 안정과 대화 협상을 통한 북핵 문제 해결을 주장하는 중국·러시아와의 이견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을 내놓았다.

중국전문가인 유동원 국방대 교수는 “핵을 가졌거나 핵무장을 가속화 하는 국가들은 고립시킬수록 다른 길로 가려는 속성이 있다”면서 “제재만 갖고 북한을 움직일 수 없다면 이제는 종합적인 외교적 판단과 접근을 통해 압박과 동시에 북한이 밖으로 나올 수 있는 출구도 강구해 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유 교수는 “중국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충분한 신뢰가 쌓여야 하는 것이 최상책이지만 지금 당장은 한국과 미국이 경제적인 문제를 포함한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면서 “중국의 강경파나 군부의 속내는 사실 한미일 동맹이 강해지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가 불식되지 않는 이상은 고강도 제재에 동참하기 쉽지 않은 외교안보 구조 자체가 매우 힘든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유 교수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가 중국의 아픈 데를 쳐서 아프니까 우리 하는대로 따라 와라 할 수도 있지만 결정적으로 중국이 이제는 일정 수준 이상의 큰 나라가 돼서 특정 사안에 대해 압박을 통해 움직이게 하는 것이 쉽지 않다”면서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제적 노력과 동시에 제재·대화라는 전략적인 방안을 강화해야 한다. 하지만 사실은 그게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북한의 4차 핵실험으로 한국 정부가 그동안 쌓아 놓은 중국과 러시아와의 신뢰관계가 북핵에 대한 고강도 제재까지 이끌어 낼 수 있을 정도가 되는지, 아니면 각국의 핵심 이해관계에서 한국 정부의 협력과 설득이 우선 순위에서 뒤로 밀릴지 핵심 관건으로 보인다. 결국 그동안 한국 정부가 쌓아 온 중국·러시아의 신뢰관계가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북핵과 한반도 통일 외교의 실질적인 진전도 판가름 날 것으로 관측된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열린 이날 외교안부 부처 업무보고에서 북핵 정책의 실효성과 관련해 “6자회담은 지난 8년여 간 열리지 못하고 있다. 과거 6자회담이 북핵 문제를 대화로 해결하는 틀로 유용성이 있었지만 회담 자체를 열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회담을 열더라도 북한의 비핵화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면 실효성 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실효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박 대통령은 “관련 당사국들에 있어서 쉬운 문제는 아니겠지만 6자회담만이 아니라 북한을 제외한 5자회담을 시도하는 등 다양하고 창의적인 접근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북핵 해결에 있어서 중국 역할론과 관련해 “중요한 것은 북한이 변화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중국 측의 협조가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라면서 “그동안 중국과는 양국 국민들이 상호 교류하면서 문화로 소통하고 정치적으로도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신뢰를 쌓고자 노력해왔다. 이번에야말로 북한이 핵개발이 아무 소용없다는 것을 깨닫고 이란과 같이 국제사회에 나올 수 있도록 효과 있는 조치를 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중국에 다시 한번 촉구했다.
김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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