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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스웨덴만큼 빠른 속도로 ‘현금이 불필요해지는 사회’도 드물다면서 스웨덴이 신용카드와 앱을 통한 전자결제의 편리를 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전했다.
실제로 스웨덴에서 지폐와 동전이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은 2%로, 미국의 7.7%나 유로존의 10%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스웨덴 소비자의 현금거래 비율도 20%로, 전 세계 평균인 75%보다 매우 낮은 수치다. 신용카드와 현금카드 거래 건수는 2013년 기준 24억 건으로, 15년 전의 2억 1300만 건에서 10배 이상 증가했다.
신문은 스웨덴 국민의 전자결제가 이제는 하나의 거대한 트렌드라고 평가했다.
한 예로, 스웨덴 필라델피아 교회의 경우 신도들 수는 1000명 가량이지만, 이 가운데 현금을 갖고 다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상당수는 예배 중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자신의 은행계좌에서 교회의 계좌로 헌금을 이체하는 ‘전자 십일조’ 방식을 이용한다.
또 스웨덴의 유명 팝그룹 ‘아바(ABBA)’를 기념하는 ‘아바 박물관’도 앞으로 지폐나 동전 등의 현금을 받지 않을 계획이다. 거리 행상들도 손님들이 현금을 아예 갖고 다니지 않자, 거스름돈 대신 신용·현금카드 결제기를 갖고 다닌다.
금융기관도 마찬가지다. 스웨덴 은행(SEB)을 포함한 주요 은행의 지점 절반 정도가 현금 입출금을 취급하지 않고 있다. 스웨덴 은행에 보관돼 있는 현금 규모는 지난해 36억 크로네로, 2010년 87억 크로네에서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지방에서도 스웨덴은행연합이 공동 운영하는 현금자동지급기가 사라지고 있는 추세다. 정부도 탈세를 차단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전자결제를 환영하고 있다.
특히 젊은층 사이에서는 이런 경향이 더하다. 구텐베르크 대학의 한 학생은 “현금을 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리 세대는 현금 없이 살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자결제를 선호하는 사람들은 전자거래가 개인정보 누출·금융사기 등의 위험이 있긴 하지만 현금을 도둑 맞을 위험이 없다는 것을 가장 큰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일부 국민들은 여전히 현금거래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