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오늘 그리스 개혁안 의회 표결에 서민들 혐오감 완연...통과되도 치프라스는 원망만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150715010008886

글자크기

닫기

이미현 기자

승인 : 2015. 07. 15. 11:02

15일(이하 현지시간) 그리스 의회가 지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정상회의 합의안에서 도출된 개혁안 표결을 앞두고 있다. 개혁안 승인 이후에도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에게는 그리스 국민들의 원망이라는 더 큰 난제가 기다리고 있다.

그리스 의회는 15일 오전부터 재정·행정·무역생산등 4개 의회 의원회가 모여 3차 구제금융 협상 개시를 위해 협의했던 긴축개혁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 자정에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구제금융 규모를 최대 860억 유로(약 107조원)로 추산한 채권단은 이날까지 입법을 끝내라고 요구했었다.

집권 시리자(급진좌파연합)의 강경파 의원 등이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보이지만 유로존 잔류를 원하는 제1 야당 등이 찬성하고 있으므로 법안 처리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영국 일간 가디언은 다른 대안이 없는 그리스 정치권이 일단 개혁안을 통과시키리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문제는 그리스 서민들의 감정이다. 50만 명 규모의 그리스 노총 공공노조연맹(ADEDY)은 의회가 개혁안을 처리하는 이날 항의의 표시로 24시간 파업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구제금융합의가 이뤄진 지난 13일 그리스 아테네 의회 앞에서는 합의안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리며 시리자 깃발이 불태워지기도 했다.

국민들에게 가혹한 긴축조치를 끝내겠다고 선언해 당선된 치프라스 총리가 종국에는 더 가혹한 개혁안을 들고 돌아온 데 대해 그리스 국민들의 원망의 소리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유로존 정상회의 후 그리스에 돌아 온 치프라스 총리는 “우리에게 요구된 조치들은 비이성적이나 이번 합의가 위기의 탈출구를 제시했다”고 말했지만 장관급의 급료나 연금을 보장받지 못하는 평범한 그리스 서민들은 현 상황에 대해 상당한 혐오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그리스 아테네의 거리에 앉아 술을 마시고 있는 그리스 젊은이들은 협상안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어이없다는 웃음을 터뜨렸다.

레프테리스는 “그들은 투표에서 ‘반대’ 의사를 표시한 그리스 국민 61%를 속였다. 국민투표 후 변화가 생길 줄 알았으나 시리자는 결국 유럽연합(EU)의 긴축정책에 굴복했다”고 분노했다.

다른 젊은이는 “그들은 그리스의 가장 가난한 서민들을 배반했다. 앞으로 50년은 어떤 해결책도 없을 것”이라고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시리자는 그리스가 겪은 고통스런 긴축으로 인해 기존 정권에 대한 반발로 부상한 일종의 대안세력으로 뿌리가 깊지 않다고 매체는 전했다.

그리스 국민들의 반감이 커지면 치프라스 총리가 실각할 가능성도 있는 데다 시리자와 연립정부를 구성한 독립그리스인당(ANEL)이 연정에서 탈퇴하고 내부 강경파 역시 탈당하면 전체 의석 과반에 못 미치게 되므로 결국 조기 총선을 치를 가능성이 크다.

이럴 경우 그리스공산당 등 더 급진적인 좌파 정치세력이 대두될 가능성도 있다.

한편 같은날 국제통화기금(IMF)은 그리스의 경제 상황에 대해 이전보다도 비관적으로 전망하면서 유로존 합의안보다 더 강력한 채무탕감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리스가 지난 13일 합의됐던 구제금융 규모보다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IMF가 그리스로부터 채무를 돌려 받기 힘들 것으로 판단했으며 구제 금융에 불참하리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미현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