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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독일총리 7년만에 일본 방문해 아베와 정상회담…역사인식 언급여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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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현 기자

승인 : 2015. 03. 08. 15:45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9일 일본을 방문한다. 이는 7년 만으로 과거사 사죄에 적극적인 메르켈 총리가 같은 패전국인 일본의 왜곡된 역사 인식에 대해 어떤 발언을 할지 주목된다.

특히 양국 모두 2차대전 패전 70년이 되는 해이지만, 전혀 상반된 역사인식을 갖고 있는 두 정상의 만남에 주변국의 이목이 집중된다.

8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9일 아베 신조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다. 도쿄에서 강연도 예정돼 있다.

이번 메르켈 총리의 방문은 오는 6월 독일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의 준비 성격으로 독일은 G7 의장국으로 지난 1월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에 이어 2월에는 미국과 캐나다를 방문한 바 있다.
일본과 유럽연합(EU)의 자유무역협정(FTA) 등 체결을 비롯한 경제 정책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 외교·안보 문제 등에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메르켈 총리의 방일을 아베 정부가 전후 세계 평화에 기여하고자 하는 그들의 주장을 강조하려는 기회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메르켈 총리는 그간 중국에 치우쳤던 아시아 외교에 균형을 모색하는 성격으로 풀이된다. 독일 최대 교역 상대국인 중국과의 외교에만 비중을 두고 일본과의 관계에는 소홀했다는 지적을 받았었다.

그럼에도 최근 일본 정치인의 역사 인식에 대한 국제 사회의 우려와 비판이 고조하고 있어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등 독일의 전쟁 중 만행을 적극적으로 사죄해 상대적으로 ‘모범적’이라고 평가받는 메르켈 총리가 관련 언급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독일 정부가 5일 개최한 기자 간담회에서 독일 매체로부터 일본 정부의 교과서 검정에 관한 질의가 쏟아졌으며 독일 정부 소식통은 “역사 인식이 정상회담의 의제가 된다”는 발언을 했다고 8일 보도했다.

슈테펜 자이베르트 독일 정부 대변인은 2013년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자 “일본의 국내 정치와 관련한 질문에 답변하길 바라지 않는다”면서도 “일반적으로 모든 나라는 20세기의 끔찍한 사건에서 자신들의 역할에 정직하게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 협력이나 인구 감소 등이 우선 의제가 될 것이고 메르켈 총리가 역사 인식을 일부러 언급하려고 하지는 않겠지만, 관련 질문을 받는다면 솔직한 답변을 피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한편 교도통신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7일 독일 정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영상 메시지에서 자국이 2011년 3월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 발생 후 조기 탈원전을 결단하고 재생에너지 보급을 추진하고 있다며 “일본도 같은 길을 가야 한다”고 권유했다.

그는 “일본은 섬나라이므로 자원 확보에서 문제를 안고 있다. (독일과 일본이) 원자력을 둘러싸고 다른 길을 걷는 이유는 거기 있을지 모른다”면서 사고의 경험으로부터 말할 수 있는 것은 “안전이 최우선이라고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사히신문은 ‘일본의 메르켈을 만들려면 우선 할당제부터’라는 제목의 특별 칼럼에서 세계에서 보기 드물게 장기 집권한 여성 지도자인 메르켈 총리의 이력 등을 소개하고 여성 정치인의 활약이 저조한 일본이 선거에서 여성에 일정 비율을 할당하는 것을 추진하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 2008년 7월 홋카이도에서 열린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한 바 있다.
이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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