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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틱 원두커피 값 ‘거품’ 논란… 원산지 같아도 들쭉날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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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라다 기자

승인 : 2014. 11. 05. 06:00

1g 당 할리스 '블랙벨벳' 333원
동서 '카누'는 190원… 42% 저렴
광고·유통비 없는 커피전문점
식품업체보다 되레 비싸게 팔아
스틱원두커피-가격비교
# 평소 커피를 즐겨마시는 박미숙(28·여)씨는 직장뿐만 아니라 집에서도 고품질의 커피를 마시기 위해 커피전문점에서 판매하는 인스턴트 스틱 원두커피 제품을 자주 애용한다. 하지만 커피전문점 제품이 원두 생산지가 같은데도 식품 회사 제품가 보다 비싸 구매하면서도 바가지를 쓰는 건 아닌지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었다.

최근 일부 커피전문점에서 판매하는 스틱 원두커피 제품 가격에 대한 ‘거품’ 논란이 일고 있다. 제 2의 커피 판매처로 급부상하고 있는 커피전문점의 판매 가격이 동서 ‘카누’ 제품 보다 두 배 이상 비싸다. 물론 스틱 커피를 전문으로 만드는 식품업체와 단순 비교하기 힘들지만 가격차가 의외로 크기 때문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커피전문점이 스틱 원두커피 시장에서 12% 판매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식품 제조사에 이어 제 2의 판매처로 각광받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aT가 최근 주 1회 이상 인스턴트 원두커피를 즐기는 전국 남녀 500명을 조사한 결과, 가장 많이 마시는 제품으로 응답자의 75.6%가 맥심 카누를 꼽았다. 최상의 3% 원두를 활용해 만든 스타벅스의 스틱형 원두커피 제품인 ‘비아’가 9.2%로 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커피전문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스틱 원두커피 제품의 가격이 높게 형성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할리스커피 카페투고의 ‘블랙벨벳’(0.9g×10개입)은 3000원으로, 1g당 333원이었다. 콜롬비아·에콰도르·브라질·인도네시아산 원두를 섞어 진하게 볶아낸 제품이다.

이디야커피가 대형 마트와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비니스트 미니 오리지널 아메리카노’ 가격은 2650원(10개입)으로 1g당 265원이었다. 현재 리뉴얼 준비 중인 ‘비니스트25’는 낱개당 500원 수준으로 1g으로 따지자면 250원이다. 비니스트 제품은 이디야가 프리미엄 커피를 표방하면서 콜롬비아 생두 90%와 브라질산과 케냐산 볶은 원두를 섞어 만들었다.

특히 이들 커피전문점의 원두커피 가격은 동종업체인 엔제리너스커피 보다도 비쌌다. 엔제리너스의 프리미엄 스틱형 원두커피인 싱글백(40g)과 드립백(60g) 제품은 각각 7000원, 9000원으로, 1g당 175원, 150원 수준이었다. 이 제품들은 고급 원두인 콜롬비아 수프레모와 브라질 원두를 혼합해 사용했지만 타 커피전문점 가격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식품 제조업체인 동서식품의 카누 평균가는 이마트몰 기준으로 대략 1g당 190원으로 할리스 제품보다 42% 쌌다. 아울러 롯데네슬레의 ‘네스카페 수프리모 아메리카노’ ‘수프리모 크레마 인텐소’는 각각 1g당 161원에 팔려 가장 저렴했다. 수프리모와 비교하면 할리스커피 가격이 48.4% 높게 형성돼 있었다.

특히 이들 식품 제조업체가 생산하는 제품 가격에는 방송 광고 등 판촉비와 중간 유통비용이 포함된 가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가격차는 더 벌어지게 된다.

게다가 커피전문점에서 콜롬비아·브라질 등 다양한 원산지의 로스팅 원두 가격이 226g당 1만7000원선에 거래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g당 원두 가격은 75.2원이다. 포장·유통비 등을 감안하더라도 3배가 훌쩍 넘는다. 실제로 이디야의 경우에는 대형마트와 편의점 판매 제품이 매장에서 파는 제품에 비해 21.5% 가량 저렴했다.

식품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식품 업체들도 맛과 향의 보존력을 강화한 동결건조 방식으로 최고급 스틱 원두커피 ‘비아’를 판매 중인 스타벅스의 분무 건조방식(열 방식)보다 고급 제조방식을 택하고 있다”며 “특히 제품가의 한 축을 담당하는 판촉비, 중간 유통비가 덜 들어간다는 점에서 가격 거품이 끼어 있을 개연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다른 업체에 비해 원두 함유량이 10%로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으며, 할리스커피 측은 “마이크로그라운드 기술을 이용해 더 부드러운 원두를 만들어 고급스러운 커피 맛을 내려고 노력했다”며 “기술적인 부분을 단순 가격으로 비교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남라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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