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생명의 존귀함을 인식하라. 둘째, 존중과 배려를 실천하라. 셋째, 순화된 언어를 사용하라.”
권오성 전 육군참모총장이 11일 오후 육군 모든 병사와 간부, 지휘관들에게 44대 총장으로서 ‘엄중한 마지막 명령으로 남긴’ 메시지다.
육군28사단 윤 모 일병의 집단 구타·가혹 행위 사망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권 총장은 이날 충남 계룡대 대연병장에서 열린 이·취임식을 마지막으로 군복을 벗었다.
권 총장은 이임사를 통해 “오늘 이 시각 현재 대한민국 육군 병영에서 근무하는 모든 장병들, 그리고 군에 입영할 모든 젊은이들에게 엄중한 마지막 명령”으로 생명의 존귀함과 존중과 배려, 순화된 언어를 강조했다.
특히 권 총장은 “군 최고의 가치는 책임이라 정의하고 언제나 책임질 준비를 하며 살아야 한다고 가르쳤다”면서 “이 시대와 국민은 더 강력한 변화와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총장은 “강한 종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변화에 적응하는 종이 살아 남는다는 사실에 다시 주목해야겠다”면서 “폐쇄라는 국민의 인식을 개방으로 바꿔줘야 하며, 국민과 함께 하지 못하는 군대는 승리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가슴으로 되새겨야 한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권 총장은 또 “정직으로부터 정의가 나온다라는 믿음으로 살아왔다”면서 “정직은 흔들리지 않으며 잠시의 혼돈은 진실로 우리 곁에 성큼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권 총장은 “승리하는 군대의 존재를 위해 우리의 병영문화 재창출의 노력이 육군 역사의 큰 획이 되도록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윤 일병 사건으로 어려운 시기에 우리 육군을 추스르고 인권이 보장되는 병영문화를 혁신해야 하는 중책을 맡고 새로 취임한 김요환 총장은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병영문화 혁신을 강조했다.
김 총장은 “지금 병영 안에 뿌리 깊게 박혀 있는 고질적인 악습을 혁신하지 못한다면 우리 육군이 더 이상 설 곳이 없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면서 “부모의 심정으로 장병들을 내 자식 같이 존중하고 돌봐야 한다”고 취임 일성으로 언급했다.
또 김 총장은 병영문화 혁신이 지휘관으로서 최우선 과업이라며 “구타와 가혹행위, 언어폭력이 존재하는 군대는 절대 하나가 될 수 없으며 전투에서 승리할 수도 없다”면서 “참모총장은 지휘관들의 노력의 결과를 엄격히 평가하고 상과 벌을 분명히 해 책임지는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총장은 군인으로서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자질과 덕목으로서 “군인에게 명예는 생명보다 소중하다”면서 “명예는 목숨을 걸고 국가를 지킨다는 희생정신과 불이익을 감수하더라도 정의를 추구하겠다는 도덕적 용기에서 나오는 군인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역설했다.
김 총장은 취임 후 곧바로 12일부터 일선 야전부대를 찾아 장병들을 격려하고 병영혁신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