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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윤 일병 폭행사건, 국민들은 분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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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14. 08. 03. 13:58

28사단 윤모 일병(21) 폭행사건의 전말이 드러나면서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연일 밝혀지는 가혹행위를 보면 몸서리를 치지 않을 수 없다. 치약을 통째로 먹이고, 침상에 누운 채 입에 물을 들이붓고, 가래침을 핥아먹게 하고, 음식 먹을 때에 때려 음식물이 튀어나오면 이걸 또 핥아먹게 했다. 집단 폭행으로 기절하자 링거를 놓고 또 때렸다. 윤 일병은 너무 맞아 오줌을 싸면서 쓰러지기도 했다. 윤 일병은 자고 나면, 틈만 나면 구타와 폭행을 당했다. 지구촌 어디에도 이처럼 악랄한 행위는 없을 것이다.

이런 살인적 폭행에 가혹행위를 한 5명을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지휘감독 책임을 물어 연대장과 대대장 등 16명을 징계하는 데 그쳤다고 하니 솜방망이 문책에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사단장 이상의 군 책임자들이 책임을 져야 할 판이지만 일선 간부만 몇 명 처벌하는 것으로 돼 있다. 군 검찰이 5년에서 최고 30년을 구형한다고 하는데 이 정도로 국민들의 충격이 가시지는 않을 것이다. 일부에서 가해자들은 살인죄로 처벌해야 한다는 소리가 나오는 것을 군 당국은 간과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솔직히 윤 일병 폭행사건을 보는 젊은이들 가운데 군대에 가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인터넷에는 이런 분위기에서 누가 군에 가서 충성을 하겠느냐는 글이 수도 없이 올라오고 있다. 그러면서 겨우 연대장으로 책임의 꼬리를 자르려는 것에 대해서도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사단장, 참모총장, 장관은 뭐하느냐는 것이다. 부모들도 걱정이 태산 같다. 어떤 부모가 가래침을 핥아먹게 하는 군대에 귀한 아들을 보내겠느냐고 걱정하고 있다. 이번 일로 병역기피 현상은 더 두드러질 게 분명하다. 

육군은 일이 커지자 지난 6월 '일반명령 제14-156호'로 구타·가혹행위 및 언어폭력 발본색원 명령을 전 부대에 하달했다. 각 부대에 최소한 반기 단위로 부대 집중진단을 통해 구타 및 가혹행위, 언어폭력자를 색출하도록 한 것이다. 일반명령이 내려진 것은 32년 만의 일이다. 장관은 군대 폭력이 없어진 줄 알았다고 했지만 다른 부대에도 또 다른 형태의 폭력이 있다고 봐야 한다. 철저하게 가려서 무섭게 처벌해야 한다. 28사단 폭행은 32년 구형이 아니라 32년 선고가 답일지도 모른다.

윤 일병 폭행은 군이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군에 민주화 바람이 불면서 위계질서와 엄격한 규율, 충성심, 동료 간의 우애가 없어진다고 군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인지 최근 들어 사고도 많다. 대표적인 게 22사단 전방 일반소초(GOP) 총기난사다. 군인의 사명은 충성이다. 충성이 있을 때만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 그런데 충성심은커녕 군대 가는 것 자체를 기피하게 만드는 사건이 툭하면 터지고 있다. 군 당국이 윤 일병 폭행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 대책을 마련한다고 하는 데 제발 말로만 대책을 내놓지 않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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