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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차트는 의료진이 즐겨찾기 한 동영상을 갖고 있다가 진료실에서 환자나 보호자에게 설명이 필요할 때 PC에서 직접 보여주기도 하고 환자의 휴대폰으로 전송할 수도 있다.
22일 서울 가산동 사무실에서 만난 정희두 대표(사진·43)는 “하이차트의 최종 목표는 환자가 동영상을 보고 전문의 정도의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수술·진료 내용 등 어려운 내용을 그림으로 설명
정 대표는 레지던트 시절 직접 수술이나 진료 상담을 진행하면서 의료진이라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내용이지만 환자나 보호자는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를 자주 보아왔다.
이에 그는 중고등학생 때 어머니가 운영하던 미술학원 조교생활을 통해 얻은 그림 실력을 토대로 그림을 그려 환자와 보호자에게 설명하곤 했다.
“대학시절 전문지에 카툰을 연재하기도 했으니 쉽게 설명할 수 있었죠. 그림을 그려 설명하면 환자가 이해하고 오해가 풀어지는 경험을 하면서 환자들이 쉽게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이러한 콘텐츠를 만드는 일은 의사가 가장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도 있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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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부터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시작한 정 대표는 처음에는 알기 쉽게 수술·검사·질병 정보 등을 CD에 담아 진료현장에 제공했다.
“두 가지 문제에 부딪혔습니다. 첫째는 상식 같은 쉬운 내용이 아닌 전문적인 내용이다 보니 파일명 자체가 어렵게 들어가 환자들이 파일을 못 찾았습니다. 두 번째로는 의사 입장에서 CD로 애니메이션을 갖고 있어도 CD가 한 장밖에 없으니 전달해 줄 방법을 찾지 못했습니다.”
이에 정 대표는 전달 방법이 마련되어야 제대로 된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생각, 2005년 전자차트에 애니메이션 즐겨찾기 기능과 이를 이메일로 전송하는 방법을 기획했다.
특히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기존의 이메일로 전송하던 방식에서 스마트폰으로 바로 동영상을 볼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초기에는 대용량 동영상 스트리밍을 받는 개념이 생소했었는데 이제는 모바일에서 동영상을 보는 걸 연세 드신 분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됐죠.”
◇의료진 설명 업무↓ 환자 이해도 ↑
10년에 걸쳐 변신을 거듭한 하이차트는 의료진의 설명 업무는 덜고 환자나 보호자의 이해도는 높아졌다. 이해도가 높아지자 수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덜어졌고 가족 내부의 의사결정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현재 서울대병원·삼성서울병원·분당서울대병원·강남차병원·울산대병원 등 대형병원 및 유명 중소·개인병원 수십 곳에서 이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미국 존스홉킨스 병원 의료진들은 올해 초부터 헬스웨이브의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진료에 활용하는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일본·싱가포르·말레이시아 등의 유명 병원 의료진들도 시범 서비스에 참여하고 있다.
◇앱 ‘헬스프리즈’로 또 한번의 도전
정 대표는 앱이란 특성을 살려 하이차트 시스템에 몇 가지 기능을 추가한 ‘핼스브리즈’를 8월에 출시할 계획이다.
“대표적인 것이 메신저 기능입니다. 국내에서는 의료진과 환자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것이 굉장히 생소한 문화지만 미국의 경우는 ‘mHealth’ 라고 해서 퇴원 후 문자메시지를 통해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거나 질문을 주고받는 것이 상당히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자신의 성공보다는 의료 설명 문화를 바꾸는 것이 최종 목표인 정 대표는 “의사가 환자에게 수술 등을 설명할 때 스마트폰을 통해 동영상을 전송한 후 설명해 환자·의사 모두에게 득이 돼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