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ㄱ‘자 퍼트 자세의 대명사로 불리는 미셸 위는 23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파인허스트 인근 파인허스트 2번 코스(파70·6649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경기에서 이글 1개, 버디 1개, 더블보기 1개, 보기 1개로 타수를 줄이지 못했지만 최종합계 2언더파 278타를 기록하며 미국 본토에서 첫 우승을 메이저 대회로 장식했다.
미셸 위는 이날 세계랭킹 1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가 4타를 줄이며 맹추격전을 펼쳤지만 2타 차로 따돌리고 리더보드 맨 위에 이름을 올렸다.
LPGA 투어 9년차인 미셸 위는 하와이와 멕시코, 캐나다에서 한차례씩 우승을 차지했고 생애 4번째 우승을 미국 본토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특히 이 대회에서 한국계 선수의 강세가 이어졌다. 2011년 유소연(24·하나금융그룹), 2012년 최나연(27·SK텔레콤), 2013년 박인비(26·KB금융그룹)가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LPGA 투어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한국계 선수는 박세리(LPGA 챔피언십 3회·US오픈 1회·브리티시오픈 1회), 박인비(US오픈 2회·LPGA 1회·나비스코 챔피언십 1회), 신지애(브리티시 2회), 최나연·유소연·김주연·지은희(US오픈 1회), 장정(브리티시 1회), 유선영·박지은(나비스코 1회) 그리고 이번 대회 우승자 미셸 위가 가세하면서 총 11명으로 늘었다.
지난 4월 하와이에서 열린 롯데챔피언십에서 3년 8개월 만에 우승을 차지한 미셸 위는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도 2위에 오르는 등 상승세를 보여줬다. 그리고 이날 메이저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며 올 시즌 최고의 흥행카드로 등장했다.
미셸 위는 이번 대회에서 유일하게 언더파를 기록하면서 우승을 차지했다. 2000년 페블비치에서 열린 제100회 US오픈골프에서 우승을 차지한 타이거 우즈 역시 유일한 언더파 선수였다.
이 대회 2012년 2위를 차지했던 양희영은 이날 미셸 위와 공동 선두로 출발, 설욕을 다짐했지만 경기 초반 4번 홀까지 더블보기 등으로 4타를 잃고 무너져 결국 4위로 대회를 마쳤다.
미셸 위는 올 시즌 들어 퍼트 자세를 ‘ㄱ’자 자세로 바꾼 뒤 안정감을 찾으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번 대회 역시 퍼트가 뒷받침되면서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이날 퍼트 수는 30개였다.
미셸 위는 “지금 이 순간이 정말 행복하다. 그냥 믿을 수 없이 행복하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미셸 위는 이날 10번홀(파5)에서 약 3m짜리 이글을 잡으며 14번홀(파4)에서 보기로 뒷걸음질 친 루이스와의 격차를 3타로 벌리며 여유 있게 달아났다. 하지만 16번홀(파4)에서 최대 위기를 맞았다. 우드로 친 두 번째 샷이 그린 앞 벙커와 러프 사이 깊숙한 곳에 빠지는 바람에 미셸 위는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하고 1벌 타를 받은 뒤 4번째 웨지샷으로 온 그린 결국 더블 보기를 기록했다.
하지만 미셸 위는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했다. 루이스와 1타 차였던 17번 홀(파3)에서 티샷을 그린 위에 올린 뒤 8m짜리 버디 퍼트가 그림같이 홀로 빨려 들어가며 우승을 확신하는 듯 주먹을 불끈 쥐는 화끈한 세리머니를 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