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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이부진·이서현 삼성가 3세 승계구도 사실상 확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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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율 기자

승인 : 2014. 03. 31. 16:29

삼성SDI에 제일모직 흡수합병…전자 수직계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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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세 자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부터)과 이부신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사장.
삼성그룹이 2차 전지 및 디스플레이 계열사 삼성SDI에 소재 전문기업 제일모직을 흡수합병시킨 것은 삼성 오너일가 3세 승계구도를 확립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맡은 전자 부문 아래에 소재 사업을 두는 수직 계열화를 통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이자 차기 회장인 이 부회장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모양새기 때문이다. 이번 합병으로 삼성그룹은 제일모직을 전자 계열사로 편입해 삼성SDI-제일모직-삼성전기-삼성테크윈-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전자 수직 계열화를 완성하게 됐다.

그룹 경영권 승계구도도 구체화되고 있다. 이 부회장이 전자·금융 부문을, 여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호텔·건설·중화학을,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 부문 사장이 패션·미디어를 맡게 된다는 관측이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구도는 지난해 12월 삼성 정기인사에서 이서현 사장이 제일모직으로부터 직물·패션 사업을 넘겨받은 삼성에버랜드로 자리를 옮겨 패션부문 경영기획 업무를 총괄하게 되면서 실현되고 있다.

삼성 측 지분율이 낮아 지배구조가 불안정하다는 평가를 받은 제일모직을 삼성전자 아래 둬 지배력을 강화한 것도 이번 합병의 효과로 분석된다. 삼성 계열사가 보유한 제일모직 지분율은 지난해 4분기 기준 삼성카드와 삼성복지재단·삼성문화재단·삼성생명이 보유한 7.14%에 불과하다. 제일모직의 최대 주주는 11.63%를 보유한 국민연금공단이다.
삼성전자가 삼성SDI의 최대주주(19.68%)여서 삼성SDI와 제일모직의 합병사에서도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게 된다. 합병이 완료되면 삼성전자가 합병사의 지분 13.5%를 보유하게 되며, 2대 주주는 국민연금(10.5%)이 된다. 삼성카드 지분은 1.6%가 된다.

이번 합병 이후에도 경영승계 구도를 위한 삼성 계열사 간의 사업구조 개편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9월 삼성SDS와 삼성SNS 합병으로 이 부회장의 삼성SDS 지분율을 올리는 등 후계 구도를 명확히 하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어어 같은 해 12월에는 삼성전기와 삼성물산, 삼성중공업이 보유한 삼성카드 지분을 삼성생명에 넘기는 한편 삼성물산은 삼성엔지니어링 지분을 늘리는 등 복잡한 순환출자구조로 얽힌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있다.

삼성그룹 측은 이번 합병이 사업 효율성을 고려한 내부 인수·합병(M&A)일 뿐 경영승계구도와는 무관하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시너지 효과를 위해 철저히 사업 효율성에 기반을 둔 사업구조 재편으로, 경영승계 등 다른 변수는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홍성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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