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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맛기름, 장 등 장병 식재료 기준치까지 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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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 기자

승인 : 2014. 03. 17. 20:05

비핵심품목 계약업체 맡기는 '사각지대' 악용 기동화력장비 내구성 악영향
국방기술품질원이 2007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7년간 납품된 군수품 28만199건의 공인시험 성적서를 검증한 결과 241개 군납업체가 2749건의 시험성적서를 위·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업체는 일선 장병들이 입는 옷부터 먹거리, 육·해·공군 무기체계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분야에서 시험성적서를 조작해온 것으로 확인돼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국민의 생명·안위와 직결된 불량 군수품 납품은 원전 비리보다 더 죄질이 나쁜 명백한 범죄 행위이기 때문에 보다 강력한 처벌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불량부품을 납품한 군납업체들은 정부 품질검증제도의 사각지대를 교묘히 노렸다. 기품원은 완제품과 핵심부품 중심으로 직접 품질검증을 하고 비핵심 품목은 주 계약업체에 품질관리를 맡기고 있다.
하지만 주 계약업체도 경영효율화 차원에서 비핵심 품목의 품질관리를 협력업체에 위임해 품질관리에 사각지대가 생긴 것이다. 협력업체가 제출하는 시험성적서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기품원과 주 계약업체 모두 책임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기품원은 시험성적서가 위·변조된 부품에 대해서는 정상부품으로 교체해 나가고 있으며 소모된 품목에 대해서는 해당 군납업체의 부당이익을 환수할 방침이다.

성적서가 위·변조된 부품은 K-2 전차·K-21 장갑차·K-9 자주포·K-55A1 자주포 등 기동화력 장비에 주로 납품됐다. 기동화력장비에 납품된 부품의 위·변조는 2465건으로 전체의 89.7%에 달했다.

기품원은 고무류·가스켓류·브라켓·볼트·필터류 등의 불량부품 납품으로 인해 해당 기동화력 장비를 장기간 운용했을 때 내구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가장 많은 불량부품이 사용된 무기는 K-21 장갑차로 무려 268개의 시험성적서 위·변조 부품이 사용됐다. K-9 자주포, K-2 전차에도 각각 197개, 146개의 불량부품이 들어갔다.

장병 급식재료 중에는 장류·소스류·가공식품 등 27건에서 시험성적서 조작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고추맛기름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유해물질로 지정한 벤조피렌이 기준치를 초과했다. 벤조피렌이 기준치(2.0)를 초과하는 2.5였지만 시험성적서 수치는 1.5로 조작됐다.

장병에게 보급된 운동복·전투복·모자 등 피복에도 내구도에 영향을 미치는 불량재질이 사용됐다.

한 국방획득 전문가는 “국민들의 안위와 직결되는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범죄 행위가 벌어졌다”면서 “적발된 업체는 군납에서 배제하고 기품원도 제도와 시스템, 인력을 새롭게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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