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정보기술(IT) 시장조사업체 애틀러스 리서치앤컨설팅에 따르면 지난 8월 출시한 LG G2의 국내 누적 판매량은 60만대로 추산된다. 이는 출시 4개월 동안의 판매량으로, 같은 기간 전작 '옵티머스G 프로' 판매량(54만대)보다 6만대 많은 수준이다.
LG전자가 LG G2 출시 이후 사상 최대 규모의 마케팅 비용을 투입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코 좋아진 성적이라고 할 수 없다.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MC) 사업본부는 올해 3분기 마케팅비로 2000억원 이상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LG G2는 해외 시장에서도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LG G2의 글로벌 누적 판매량은 225만대로 추정된다. LG전자가 3분기 실적 발표 때 제시한 연말 판매 목표량 300만대 이상에 크게 밑도는 수치다.
LG G2의 판매 부진은 전원·볼륨 버튼을 기기 뒷면에 배치하는 등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환경(UX)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전·옆면 물리 버튼이 없어 조작성이 낮고 불편하다는 지적이 많다. 뒷면 버튼 탑재로 배터리 용량이 줄어든 점도 제품의 매력을 반감시켰다.
주력 제품이 팔리지 않으면서 글로벌 스마트폰 3위 자리도 중국업체에 내줬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LG전자는 3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4.7%를 기록해 화웨이(5%)와 레노버(4.8%)에 밀려 3위에서 5위로 추락했다.
이에 수익성이 저하되면서 MC사업본부가 LG전자 전체 실적의 발목을 잡았다. MC사업본부는 3분기 79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4분기 만에 적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66%를 거두며, 사상 최대 실적을 잇달아 경신하는 것과 대조되는 면이다.
LG전자가 4분기 스마트폰 마케팅비를 3분기보다 늘릴 예정이어서 실적 부진은 연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이는 단기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브랜드 이미지를 공고히 해 장기적으로는 시장점유율을 늘리겠다는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