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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지난 1998년 펴낸 자신의 에세이집 ‘고난을 벗삼아 진심을 등대삼아’에서 한 말이다. 정도를 벗어난 자기 중심적 사고로는 절대 문제를 풀 수가 없다는 언급이다.
박 후보는 21일 대선 정국의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한 정수장학회 문제를 풀고자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그의 ‘봉합 노력’은 수포로 돌아갔다. 정수장학회라는 문제에 잘못된 공식을 대입해서다. 오히려 논란은 확대 재생산 되고 있다.
그는 회견을 통해 자신과 정수장학회는 무관하며, 정수장학회 이사진이 직접 나서 정치적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를 풀어갈 주체는 자신이 아닌 정수장학회라는 전제를 깐 것이다.
상대 정파는 물론 박 후보를 지지하는 측에서도 그의 원활한 대권 행보를 위해 ‘통 큰’ 모습을 기대했다. 하지만 이날 박 후보의 언급은 기존의 ‘제3자적 입장’에서 반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이와 함께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 또한 기존의 ‘사퇴 불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그를 더욱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박 후보는 또 “부정부패로 지탄을 받던 김지태 씨가 징역형을 피하기 위해 부일장학회를 헌납했다”는 취지의 언급과, 법원 판결이 헌납 과정에서의 ‘강압’을 인정하지 않았던 것처럼 부연해 거센 후폭풍을 낳았다.
박 후보는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으로부터 산업화의 유산과 독재 정치라는 부채를 함께 물려 받았다.
유산 규모가 부채 보다 크다고 빚이 없는 것은 아니다. 10원이라도 빚이 있으면 갚아서 털어야 채권-채무 관계가 해결된다.
그는 자신의 에세이집을 통해 “사람들이 약해지고 불행해지는 이유는 언제나 행복하기만을 바라고 불행을 허용치 않으려는 어리석음 때문”이라며 “세파를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이 행여 이 모든 것을 헤쳐나감에 있어 도리를 다 하지 못할까 그것이 두려운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진정으로 남의 입장이 돼 생각해줄 수 있는 사람은 너도 나도 좋아한다”며 “그런 입장이 돼야 비로소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얻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미 해결 방안을 그 스스로 익히 알고 있는 것이다. 결국 박 후보의 지지율 반등은 아직 이뤄지지 않은 ‘지행합일(知行合一)’이 완성될 때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