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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우리금융 검사결과 발표 또 연기, 금융시장 불확실성 키우는 이복현 금감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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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국 기자

승인 : 2025. 01. 09. 18:00

조은국 사진
"올해 우리 경제는 상당한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 최근 정치적 소요와 논란으로 우리나라 실물경제, 금융시장 전반에 걸쳐 우려가 확대되고, 대외 신인도 또한 손상될 수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밝힌 우리 경제상황에 대한 진단입니다. 이 원장은 12.3 비상계엄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등 정치적 충격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고, 이에 따라 금융시장 안정도 위협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8일 금감원이 내놓은 '우리금융·우리은행 검사결과 발표 연기'는 이 원장이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갖게 합니다.

그는 지난해 12월 발표하려고 했던 검사 결과를 올해 1월로 연기하면서 "원칙대로 '매운맛'으로 시장과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1월에 발표하는 것이 적정하다고 판단했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이번에 2월로 한차례 더 연기하면서 국회의 내란 국정조사, 정부 업무보고 일정, 임시공휴일 지정 등 정치적 이유를 제시했습니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선 불확실성을 제거해야 하는 금감원이 오히려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원장은 "본연의 역할인 금융시장 안정과 금융소비자 보호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고, 금융산업의 미래성장 잠재력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연기 결정은 오히려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금융산업에 부담을 지우는 결정이라는 지적입니다.

우리금융은 종합금융그룹 기반 완성과 비즈니스 다각화를 위해 지난해 8월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인수하기 위한 SPA(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지만, 자회사 편입 심사 등 이후 절차가 올스톱 된 상황입니다. 금감원이 검사 결과 수위를 떠나 제 때 결정을 해줘야 우리금융도 다음 절차를 밟을 수 있는데, 발표가 두 차례나 연기되면서 수립해놓은 경영계획도 이행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게다가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경쟁력 저하도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우리금융은 SPA만 체결해 놓은 상황이기 때문에 아직 직접적인 경영관리를 할 수 없는 상황이고, 중국 다자보험 역시 매각 절차에 들어간 만큼 과거처럼 밀도 있는 관리가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금융권에서도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현재 그룹 차원의 컨트롤타워가 부재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실정입니다. 두 보험사가 수립해 놓은 경영계획을 추진할 동력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소비자 피해가 발생하게 된다면 금융시장 불안도 커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금융당국의 가장 큰 역할은 금융시장의 안정과 소비자 보호입니다.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시장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합니다. 이번 검사 결과 발표 연기가 이복현 원장과 금감원이 본연의 역할보다 정치적 논리에 치우친 게 아닌지 심도 깊게 고민해봐야 할 것입니다.
조은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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