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출구전략’을 마련하면서 지난 4월부터 시작된 긴 소송전을 화해분위기로 만들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애플 등 미국 IT기업에 대한 표준특허 남용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애플의 특허 공세는 약해질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신 사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삼성은 LTE 특허를 공격용으로 쓰지 않는다”며 애플에 LTE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것을 공식화했다.
이는 애플이 먼저 LTE 특허로 공격하지 않는다면 삼성전자가 먼저 소송을 제기하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소송전의 마침표를 찍고 싶다는 뜻을 먼저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전종학 경은국제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는 “삼성전자가 애플과의 소송을 더 이상 길게 끌고 가고 싶지 않다는 의도를 내비친 것”이라며 “애플에게 공을 넘긴 셈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삼성 입장에서는 당장 애플에게 화해의 제스처를 취하지는 못할 것”이라면서도 “애플의 향후 대응에 따라 상황은 크게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최대 부품 고객사인 애플과의 소송이 삼성전자에게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도 애플과의 소송을 화해분위기로 이끌어 가고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로 애플이 이전 제품과는 달리 ‘아이폰5’의 핵심 부품을 자체 설계하고 삼성전자에는 위탁생산(파운드리)만 맡긴 것으로 알려지면서 애플과의 소송전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또 미국 FTC가 애플 등 미국 IT 기업들에 대한 표준특허 남용을 조사하는 것도 애플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는데 제동을 걸 수 있다. 때문에 삼성전자와 애플의 소송전이 진정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는 것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전 변리사는 “FTC가 애플이 표준특허를 남용했다고 평가하기는 힘들겠지만 애플에게는 큰 압박이 될 수 있다”며 “FTC의 판결도 삼성전자와 애플의 소송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0일 구글의 최고법률책임자인 데이비드 드러먼드가 신 사장과 비밀리에 만남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지난달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삼성전자를 방문해 최지성 미래전략실 부회장과 신 사장을 면담했을 때보다 좀 더 구체적인 소송전 해법이 논의됐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