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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효섭 한국건설기술연구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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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중국 베이징 시는 61년만의 최대 폭우로 인한 대홍수로 79명의 인명피해를 겪었다.
베이징 시가 이러한 폭우를 전혀 예상하지 못하면서 홍수대비에 소홀, 피해를 키웠다.
태풍 볼라벤에 이어 덴빈이 연속으로 한반도 상공을 통과하면서 폭우로 순식간에 목포와 광주가 물에 잠기는 홍수피해를 입었다.
또한 지난 해 7월에는 사상 유래 없는 국지성 호우로 서울과 수도권에 엄청난 인명과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한 조사에 따르면 OECD 회원국 중에서 전 세계 주요 기상재해의 37%가 발생하고 경제적 손실도 63%에 달한다고 한다.
근래에는 사람과 시설물이 밀집되어 있는 도시에서 홍수증가로 피해액이 더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국내의 경우에는 향후 도시홍수를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첫째로 도심하천정비, 빗물 배수관 확충과 같은 기존의 구조물적 홍수대처 방안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특히 기존의 시설물이 과연 기후변화로 발생할 수 있는 홍수에 잘 대처할 수 있는지를 평가해야 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여름철 평균 강수량이 1996년과 2005년 사이에는 814mm이고, 1996년 이후로 여름철 강수량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비가 오는 날은 줄어들고 있다. 즉 집중호우의 가능성이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기존의 홍수대비 시설물들이 기후변화로 인한 홍수 발생 시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검토해야 한다.
또한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지 않는 콘크리트 같은 불투수면을 줄이고 도시건물의 우수(빗물)저장 장치, 옥상녹화 등의 보급을 촉진해야 한다.
폭우 때 배수시설이 처리해야 하는 빗물의 양을 낮춰 도시홍수의 발생을 줄여야 한다. 국지성 호우 발생의 가능성이 높은 대도시에는 빗물 지하저류시설을 도입해야 한다.
일본에서는 도시의 땅속에 큰 지하공간을 건설하여 빗물을 여기에 모아 비가 그친 후 하천으로 흘려보낸다. 중국 베이징시도 최근 지하우수 저류시설 20곳을 건설하기로 했다.
둘째, 이러한 구조물적 홍수 대책 외에도 홍수를 사전에 예측하고 피해를 줄일 수 있게 하는 첨단 기술이나 기법이 하루빨리 도입돼야 한다.
인공위성이나 레이더와 같은 첨단장비를 이용해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홍수관련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홍수 예·경보 시스템이 구축·보급돼야 한다.
큰 하천지역의 홍수 예측을 위해 우량계를 이용하는 기존 방식으로는 도시의 국지성 호우를 대비하는데 한계가 있다. 강우레이더 같은 최첨단 장비와 기법의 활용을 통해 특정 공간 내에서 강우량의 분포를 파악·분석함으로써 도시에서 발생하는 국지성 호우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
현재 국내의 홍수 예·경보 시스템은 큰 하천에 주로 구축돼 있다. 도시 내 혹은 주변에도 홍수 예·경보 시스템을 도입해 홍수발생을 주민들에게 빨리 알려줄 필요가 있다.
세 번째로 국내의 지형이나 기후에 맞게 구조물적 홍수대처 방법 및 홍수 예·경보시스템의 활용이 서로 연계되어 효과적으로 활용돼야 한다.
홍수피해 예방을 위한 도시 지하공간 내 대형 저수시설의 건설 또는 배수시설의 용량 확대 등 구조물적 홍수대처방법은 도시홍수 발생을 확실히 줄여 준다. 그러나 비용은 눈덩이처럼 커진다.
따라서 구조물적 홍수대처방법을 홍수 예·경보 시스템 구축 및 활용과 같은 비구조물적 대책과 연계해 적은 비용과 효율적 노력으로 홍수피해를 줄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도시홍수 발생 시 대피나 대처방법 등에 대한 교육과 홍보를 통해 시민 개개인이 이를 숙지하게 해야 한다.
지자체와 정부는 홍수발생 시 시민들의 대처·대피 방법을 마련하고 이를 홍보·교육해야 한다. 또한 홍수 발생 때 시민들을 강제적으로 대피시킬 수 있는 제도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 이렇게 해야 구조물적 홍수대처방안과 첨단 홍수 예·경보 시스템이 도시홍수 피해예방에 있어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