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 개인투자자, "헤지수단 부재가 주된 원인" 의견도
방성훈 기자]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단기투자가 급속히 늘어나는 등 ETF 시장이 투기화되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ETF 일평균 거래대금은 7억1100만달러로 미국(345억3700만달러), 독일(12억700만달러), 영국(11억4700만달러)에 이어 세계 4위 수준으로 집계됐다. 아시아에서는 최대 규모다.
중국(3억200만달러), 홍콩(2억2300만달러), 일본(1억9000만달러)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은 한국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개인들이 대표적인 단기 ETF 상품인 레버리지 및 인버스 ETF의 투자에 몰린 탓으로 풀이된다.
국내 ETF 전체 일평균 거래대금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51.2%에 달해 절반을 넘어섰다.
지난 2007년에는 14.6%에 불과했지만, 2008년(16.5%), 2009년(19.2%), 2010년(38.5%)에 이어 가파른 상승추세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작년 8월 이후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 및 인버스 ETF 거래가 급격히 늘었다"고 설명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개인투자자들이 ETF를 이용해 투기적인 거래를 하는 것은 문제"라며 "특히 우리나라 개인투자자들은 레버리지 및 인버스 ETF를 많이 활용하는데, 이들 ETF는 전 세계적으로도 회전율이 높은 투기적 상품의 대명사"라고 지적했다.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은데다 금융시장의 여건이 좋지 않아 ETF를 활용해 시장의 방향성을 노린 투자는 올해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업계관계자는 "시장이 불확실해 투자자들의 기대수익률이 전반적으로 낮아져 특정 자산에 대한 쏠림현상보다는 분산투자가 주를 이룰 것"이라며 "ETF 등을 활용한 시장타이밍을 노린 투자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소액으로 투자를 하는 개인들에게 있어 헤지수단이 ETF 외에 전무하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호상 한화증권 연구원은 "레버리지 및 인버스 ETF는 상품 소개에도 단기 투자 상품이라고 명시돼 있다"며 "기타 파생상품에 대한 규제 등으로 개인투자자들의 헤지 수단이 ETF 밖에 없어 이를 통한 시장 방향성 투자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 방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