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건웅 기자] 북한이 베트남전에 공군 조종사를 파병한 사실이 공식 확인됐다.
4일(현지시간) 미 싱크탱크 우드로윌슨센터가 공개한 베트남인민군(PAVN) 자료에 따르면 1966년 9월 21일 당시 베트남 중앙군사위원회는 북한이 제의한 공군부대 파병에 대해 논의했다.
북한의 베트남전 참전은 지난 2000년 베트남을 방문한 백남순 전 북한 외무상이 현지 북한군 전사자 묘지를 참배함해 처음 확인됐으나 구체적인 규모와 절차가 문서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시 회의에서 '베트남 독립영웅' 보 구엔 지압(武元甲) 장군은 북한군과 베트남군의 지휘체계를 명확하게 설정하는 것 등을 조건으로 내걸고 '스페셜리스트(specialist)'로 불린 북한 공군 부대의 참전을 승인했다.
이후 반 티엔 둥 베트남 참모총장과 최광 북한 인민군 총참모장이 참석한 가운데 양측 군사당국은 북한 공군부대 파병을 위한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논의해 합의문에 서명했다.
모두 6개항으로 구성된 합의문은 1966년 10월말부터 11월까지 북한군이 베트남군 미그17 중대에 '스페셜리스트'들을 보내는 것을 시작으로 모두 3차례에 걸쳐 파병하는 것이다.
북한의 스페셜리스트 중대는 베트남 공군사령관의 지휘를 받으며, 기술지원 등은 베트남군이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달초 공개한 이 문서는 전직 미 중앙정보국(CIA) 직원으로 베트남전 전문가인 멀 프리비나우가 작성했다.
그는 "이번에 공개된 베트남인민군 회의자료를 통해 베트남군이 당시 미군의 공중폭격에 맞서기 위해 북한군이 제안한 파병 요청을 공식적으로 논의, 승인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