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한 뉴스가 신문의 사회면을 장식했다. 울산에서 초등학생이 빈 교실에서 동급생 장애인을 성폭행하고, 서울에서는 중학생들이 친구를 살해해 한강에 버리는 일이 벌어졌다. 우리 청소년들이 왜 이 지경까지 왔는지 그저 개탄할 뿐이다. 울산에서 있었던 초등학생에 의한 초등학생 성폭행은 놀라움 그 자체다. 6학년 남학생 2명이 정신지체장애를 앓고 있는 동급생을 빈 교실과 옥상에서 번갈아 성폭행한 것이다. 이런 나쁜 짓을 할 때는 쉬는 시간과 점심때였다. 학교에 수십 명의 교사와 수백 명의 학생들이 있을 때 이런 일이 벌어졌다.
서울에서는 10대들이 여자 친구를 방에 가둬놓고 집단 구타해 죽게 했다. “몸가짐이 헤프다”고 말한 게 집단구타의 이유였다고 한다. 이들은 시신을 한강에 버리기로 했는데 너무 무겁자 몸을 훼손해 피를 빼내는 극악한 짓을 행한 것으로 경찰조사에서 밝혀졌다.
이들은 시신을 택시 트렁크에 실으며 택시기사에게 “학교 축제에 쓸 조각상”이라고 태연하게 말했다고 한다. 시신을 싼 담요 안에 벽돌과 콘크리트 덩어리를 함께 넣어 한강에 버렸다니 어린 나이에 어디서 이런 흉악한 것을 배웠는지 소름이 끼칠 정도다. 독자들도 같은 심정일 것이다. 울산에서 초등생이 같은 초등생을 성폭행한 것이나 서울에서 중학생이 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피를 빼낸 것은 충격 중에 충격이다. 충격을 넘어 엽기라고 하는 게 나을 것이다. 최근 들어 청소년의 범죄가 급격히 늘고 있지만 이처럼 잔인하지는 않았다. 어른들보다 더 잔인한 범행이다.
초등생 성폭행의 경우 지금까지는 외부인에 의한 범죄가 문제였다. 하지만 이번은 문제가 다르다. 건강한 학생이 장애인 학생을 쉬는 시간에, 점심시간에 빈 교실에서 성폭행했다는 소리를 들으면서 학교에서 무엇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문제가 이렇게 큰데도 울산교육청은 처음엔 잘 모르는 일이라고 발뺌을 하다 “어린 학생들 사이의 일이며 보호자들이 문제화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궁색한 변명을 했다고 한다. 교내 성폭행을 어린 학생들 사이의 일로 치부하는 것은 문제 인식이 너무 안이하다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하다. 우리는 초등생 교내 성폭행과 중학생들의 엽기적 범죄가 왜 생겼는지, 10대들에 대한 성교육과 생활지도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냉철하게 돌아봐야 한다. 인터넷에 음란물을 올리고, 어린 아이들과 원조교제를 하고, 성매매를 일삼고, 사람을 죽이는 어른들의 모습을 초·중학생들이 모방하는데 대한 대책을 교육당국은 내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