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영웅'의 한 장면. |
일본인의 시각으로 안중근을 바라보는 연극 '겨울꽃'이 국내 초연되고,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 암살을 계획하고 실행에 옮기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뮤지컬 '영웅'이 무대에 오른다. 암울한 시대를 살았던 비운의 작곡가 윤이상의 삶을 그린 연극 '윤이상, 나비이마주'도
관객과 만난다.
연극 '겨울꽃'은 1997년 일본 3대 연극상 중 하나로 꼽히는 기노쿠니야 연극상을 받은 일본 작가 가네시타 다쓰오의 희곡을 원작으로 했다.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고 뤼순 감옥에 투옥된 안중근이 처형되기까지의 몇 개월간을 그린다.
하얼빈 역에서의 거사 장면을 묘사하지 않는 이 연극은 안중근의 총이 아닌 영혼에 초점을 맞춘다.
안중근은 무대에 모습을 거의 드러내지 않으며 일본인들이 경계하고 두려워하는 존재로 묘사된다. 허구로 구성된 일본인 등장인물들이 안중근의 고결한 정신에 동화돼가는 과정을 그려나간다.
스튜디오 반의 이강선 대표가 각색, 연출을 맡았다. 내달 4~22일 서울 대학로 청운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1만~3만원. 02-764-7606
'명성황후'를 만든 에이콤인터내셔날이 약 35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해 선보이는 뮤지컬 '영웅'은 안중근 의거 100주년이 되는 26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린다.
주인공 안 의사 역은 류정한과 정성화가, 이토 히로부미는 이희정과 조승룡이 연기한다.
민족의 수난의 역사를 다루지만 일방적이고 감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으려 했다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소재의 특성상 지나치게 교훈적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대중성에도 신경을 썼다.
'영웅'의 윤호진 연출은 "일본 관객이 보더라도 안 의사와 일본의 영웅인 이토 모두에게 연민이 들도록 그렸다"며 "지루하고 비극적일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상당히 다양한 볼거리와 함께 역동적인 작품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윤 연출은 "마지막 세 장면에서 관객들이 엄청난 충격을 받아 자리에서 쉽게 일어나지 못할 것"이라면서 "하이라이트 장면을 꼽으라면 하얼빈 역에 기차를 타고 도착한 이토 히로부미를 안중근 의사가 저격하는 장면이다"고 했다. 4만~12만원. 02-2250-5900
연극 '윤이상, 나비이마주'는 극단 은세계 시어터컴퍼니에 의해 이달 22일부터 내달 8일까지 서울 대학로 문화공간 엘림홀 무대에 오른다.
나비처럼 자유롭게 사상과 경계를 뛰어넘고자 한 작곡가의 꿈과 희망을 중심으로 2007년 초연된 작품을 새롭게 구성했다.
아내와 두 자녀를 두고 유럽으로 음악 유학을 간 윤이상은 귀국을 멈추고 새로운 작곡의 길에 도전한다. 그러다 강서고분의 고구려 사신도를 직접 보고 악상을 떠올리고자 북한으로 향한다. 그는 음악가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지만 분단의 비극 속에서 고향에 돌아가지 못한다.
연극이 진행되는 동안 '나그네' '일곱악기를 위한 음악' '나비의 미망인' '첼로 협주곡' 등 윤이상의 음악이 배경으로 흐른다. 2만~3만원. 02-747-2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