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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갑’ TSMC, 단가 인상 이번엔 15%…“삼성 일감 늘릴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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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승인 : 2025. 02. 05. 15:23

TSMC 가격 인상 삼성에 호재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대만 TSMC가 올해 선단 공정의 단가 인상률을 15% 이상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최대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TSMC의 몸값이 올라가면서 부담을 느낀 고객사들이 삼성에 눈을 돌릴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다. 삼성도 이에 발맞춰 올해 파운드리 사업 계획을 선단 공정 수율 안정화로 세웠다. 공정 기술력과 가격 우위를 앞세워 수주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5일 대만 공상시보에 따르면 TSMC가 올해 선단 공정의 가격을 15% 이상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인상률로 알려진 5~10%에서 상향 조정한 것이다. 이미 일부 고객사와 신규 계약을 문의하는 업체들에 기존 가격 인상 방침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를 전면 재조정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상시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영향으로 7나노미터(㎚·1㎚=10억분의 1m) 이하 첨단 공정 가격이 증가할 전망"이라며 "가격 인상은 이를 완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TSMC는 지난 몇 년간 공정 가격을 연단위로 꾸준히 올려왔다. 2022년 15%, 2023년 17%, 2024년 25% 등 가격 인상 폭도 매년 늘려왔다. 지난해 3분기까지만 해도 올해 인상률은 전년 대비 대폭 낮아진 3~8%로 전망됐지만, 그 범위가 점차 넓혀져 15%까지 올라간 것이다. 특히 2나노 공정 실리콘 웨이퍼 장당 가격을 3나노 공정 대비 50% 높은 3만 달러(약 4300만원)로 책정하는 등 선단 공정 위주의 인상안을 추진하고 있다.

일각에선 TSMC의 가격 인상이 또 다른 선단공정 강자인 삼성전자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TSMC 이외 5나노 이하 파운드리 양산이 가능한 유일한 기업이다. AI(인공지능) 첨단 노드 칩 생산에 필수적인 2나노 공정 역시 TSMC와 견줄 정도의 속도로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이다. 현재 미국 테일러시에 짓고 있는 파운드리 공장의 가동 계획도 최근 2나노 공정 중심으로 전면 바꿀 정도다. 여기에 메모리·파운드리·패키징 사업을 모두 하는 턴키(일괄생산) 업체로의 매력도 충분하다.

파운드리 고객사 확보 측면에서 삼성전자가 아직 TSMC에 뒤진다는 건 업계 정설이다. TSMC는 현재 애플·퀄컴·엔비디아·미디어텍·AMD 등 글로벌 대형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들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첨단 파운드리 시장에서 그렇다 할 대형 고객사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는 길게는 3년 뒤 생산할 물량까지 내다보는 장기 계약으로 이뤄진다"며 "삼성은 당장 낮은 수율은 물론,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 글로벌 고객사와의 협상이 제대로 진행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TSMC의 연이은 단가 인상은 파운드리 첨단 공정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으로 풀이된다. TSMC는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1위 사업자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TSMC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64.9%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TSMC의 7분의 1인 9.3%에 그쳤다. 양사의 간극은 매년 확대하는 추세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반도체 시장 1위를 탈환했다. 삼성전자가 인텔을 제친 것은 2022년 이후 2년 만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반도체 매출은 전년 대비 62.5% 증가한 665억 달러(약 95조원)로 전체 시장 10.6%를 점유했다. 인텔은 492억 달러(약 70조원)를 기록하며 2위를 기록했다.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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