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기회로"… 금융사고 수습 박차
'신상필벌' 원칙 적용 조직문화 탈바꿈
사업라인 재정비… '그룹 시너지'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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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까지 조직문화와 업무 프로세스 등 근본체계는 물론 사업라인 전반을 재정비해 기초체력을 다져나갈 계획이다. 또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와 신상필벌 원칙을 기반으로 임직원의 윤리의식과 전문성을 제고하고,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수익성 개선에도 힘을 쏟겠다는 구상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잘못된 관행을 제거하고, 새롭고 건강한 회사를 만든다'를 주제로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이선훈 대표를 비롯해 주요 임원진들이 한데 모여 신뢰 회복 및 지속가능한 성장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대표는 "위기를 성장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금융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내부통제 시스템 재정비와 임직원 윤리의식 강화를 통한 신뢰 회복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자(LP) 운용 과정에서 목적에서 벗어난 장내 선물 매매로 1357억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했는데, 이 과정에서 내부통제 부실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관련 부서가 손실을 감추기 위해 허위 스와프 거래까지 등록했던 점이 밝혀지면서 임직원 윤리의식 부재까지 질타를 받은 바 있다.
이 때문에 올해 최우선 과제로 조직 및 기업 문화 쇄신을 꾀해 그간의 잘못된 관행을 제거하겠다는 구상이다. 앞선 2021~2022년 라임펀드 사태로 내부통제 부실 문제가 한 차례 수면 위로 드러났음에도 여전히 이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파생상품 사고 후속 조치를 위한 위기관리·정상화 테스크포스(TF) 위원장으로서 수립했던 비상경영계획을 1분기 내 완수한 뒤 2분기부터는 조직문화와 업무 프로세스, 사업라인 등 근본체계를 빠르게 재정비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조직문화도 탈바꿈한다는 계획이다. 높은 직업윤리와 책임의식, 전문성으로 무장된 직원에게는 성과를 창출한 만큼 충분한 보상 체계를 만들고 노력하지 않는 직원과 비윤리적이고 책임의식이 부족한 직원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는 '신상필벌'성 원칙을 적용할 전망이다.
그룹 차원에서 구축한 책무구조도 운영 시스템을 내달부터 업무에 적용하고 내부통제에도 더욱 고삐를 조인다. 특히 금융당국이 대형 금융투자회사를 대상으로 돌입 예정인 책무구조도 시범운영에 조기 참여를 결정한 점은 조직 개선에 대한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수익성 개선에도 강한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포부다. 지속가능한 성장 체계를 만들어가야 하겠지만, 당장 수익성이 경쟁사와 비교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신한금융그룹의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에 그룹 내 주요 자회사로서 힘을 더해야 한다는 점 역시 성장을 꾀해야 하는 주된 이유다. 신한투자증권의 지난해 3분기까지 당기순이익은 19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수익은 1조1378억원에서 1조602억원으로 6.8% 줄었다.
업계에서는 올해부터 '3 총괄사장 체계'로 전문성을 더했다는 점이 이 대표의 경영전략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기존 자산관리 총괄에 더해 경영관리 총괄과 CIB(Corporate & Investment Banking) 총괄을 신설하며 협업체계를 구축했다. 이 대표는 경영관리 총괄을 맡아 큰 틀에서 기업 전반의 위기극복과 정상화를 추진하고, 정용욱 자산관리 총괄과 정근수 CIB 총괄이 각각 전문성을 살려 관련 업무의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신한투자증권 측은 "조직 전반의 쇄신을 꾀하고 조직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사업라인을 재정비했다"라며 "위기극복과 정상화를 조속히 달성해 신뢰를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