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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든 탑’ 대외신인도 무너질라… “정치 불확실성 해소 급선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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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기자

승인 : 2025. 01. 15. 17:49

헌정사 첫 현직 대통령 체포
정국불안 속 환율 등 금융시장 요동
혼란 격화땐 '환난급 위기' 배제 못해
정부, 상반기 재정 신속집행 등 총력
초유의 현직 대통령에 대한 체포 영장 집행으로 정치 혼란이 격화하면서 경제계에서는 국가신인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에서 간신히 지켜낸 금융시장이 또다시 요동치면서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경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경제 전문가들은 "정치적 혼란의 파장을 막지 못하면 국가신용등급이 떨어지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치위기 막지 못하면 환난급 위기 닥쳐올 수도"

15일 경제계에선 정치적 파장이 시장에 미치는 최악의 변수로 환율과 대외신인도 하락을 꼽으며 "하루빨리 국정 안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울렸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은 "환율이 급등하고 외환보유액이 줄어들어 지난해 11월 말 기준 4154억 달러로 심리적 저항선인 4000억 달러 선 붕괴가 가까워졌다"며 "정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 한국의 대외신인도가 하락하고 외국인 투자가 빠져나가게 되며 심할 경우 환난급 위기가 닥칠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원화가치는 정치리스크가 일으킨 소용돌이 속에 추풍낙엽처럼 떨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우리나라 원화 가치가 5.3% 하락하며 전쟁 중인 러시아에 이어 주요 통화 중 가장 약세를 나타냈다.

여기에 일자리 지표인 취업자 수는 정치 혼란이 최고조에 달한 12월엔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경기 흐름을 파악하는 대표적인 지표인 소매판매액 지수도 21년 만의 최대 하락폭으로 떨어졌다.

이미 피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무디스 등 글로벌 신용평가사 3사는 한국의 정치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국가신인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고, 국내 주요 경제단체도 "국가신용등급 하방 압력을 해소하려면 정치 혼란 해결이 우선"이라고 입을 모았다.

현재 피치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안정적' 수준으로, S&P가 AA 수준으로 평가하고, 무디스가 Aa2로 유지하고 있지만, 자칫 정치 리스크가 격상될 경우 국가신용등급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신용등급 하락 막아야"…정부 핵심과제도 '대외신인도'

정부는 올해 상반기에는 정국 불안을 해소해야 국가신용등급 하락 등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다고 보고 경제 살리기 총력전에 나섰다.

기획재정부는 '2025년 경제정책방향'에서 대외신인도 관리를 올해 4대 정책 목표 중 하나로 설정했다.

또 정부는 역대 최고 수준인 358조원 규모의 재정 신속집행을 단행하며 민생회복과 경기활성화에 직결되는 체감도 높은 사업에 올 상반기에만 60조원을 집행하기로 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탄핵과 대통령 체포영장 등으로 국민이 갈라져 연일 대규모 찬반 집회가 벌어지는 상황에서 경제 전망은 암울할 뿐"이라며 "'1%대의 저성장 터널'에서 잠재성장률이 지켜질 수 있도록 정치 집단들이 근신하며 불확실성을 줄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올해 상반기가 어려운 시기가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국경제가 위기에 빠진다는 SNS의 망국론(亡國論)에 대한 경계는 필요하다"고 했다.
이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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