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증가폭, 전년 대비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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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례없는 정치 혼란 여파로 내수가 얼어붙은 가운데 고용시장에도 한파가 몰아쳤다. 특히 '경기 바로미터'로 불리는 건설업과 제조업 취업자 수가 큰 폭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고용보험 가입자 수 증가율이 제도 도입 이래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나는 등 주요 고용지표가 '경제위기'를 가리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장 안팎에선 "고용시장이 늙어 가는데 일자리도 없고, 일할 사람도 없는 기형적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기에 민감한 건설-제조업 '고용한파'에 정면 노출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는 2857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15만9000명(0.6%)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2020년 이후 최악의 고용성적표다. 연간 취업자 수를 보면 2022년 81만6000명에서 2023년 32만7000명으로 증가폭이 줄어들었고, 지난해에는 15만명대로 반토막 났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에서 26만6000명 취업자가 증가하고, 30대(9만명)와 50대(2만8000명)도 늘었으나 20대와 40대는 각각 12만4000명, 8만1000명 줄었다. 고용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20대 청년층과 '허리' 역할을 해 온 40대 취업자 수가 줄어들면서 우리 경제가 급격히 늙어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연말 고용한파'는 더 심각했다. 지난해 12월 취업자 수는 2804만1000명으로 5만2000명 줄었다. 이는 월별 기준으로 보면 2021년 2월 이후 3년 10개월 만의 마이너스다.
◇늙어가는 '슬픈고용'에 실업급여 기댄 '구직의지'도 꺾여
또 다른 고용지표인 '고용보험 가입자 수'도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고용보험 상시가입자는 1531만1000명으로, 1년 전보다 15만 9000명(1.1%) 증가하는 데 그쳤다. 12월 기준으로만 보면 2003년 12월 이후 21년 만에 증가폭이 가장 작다. 연간(평균)으로 보면 지난해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1536만명으로 전년 대비 23만6000명 증가해 1997년 통계 집계 이래 최저 증가폭을 기록했다. 문제는 '구직 의지'도 꺾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정현안조정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전 부처가 일자리 전담 부처라는 각오로 취약부문별 맞춤형 일자리 지원방안을 신속히 마련해 추진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