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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이유있는 리딩금융 행진…보험 포트폴리오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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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국 기자

승인 : 2025. 01. 15. 18:02

자회사 실적 덕분 2년 연속 리딩금융
생·손보 순익, 3분기까지 1조 넘어서
그룹 이익기여도 23%로 신한의 2배
환율리스크 속 탄탄한 자본비율 전망
KB금융그룹의 리딩금융그룹 위상은 2년 연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핵심 자회사 국민은행의 부진에도 보험과 증권, 카드 등 비은행 자회사들의 이익 기여도 개선으로 국내 금융그룹 역사상 처음으로 '순익 5조원' 시대를 열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보험 자회사 역할이 컸는데, KB금융은 KB손해보험과 KB라이프생명보험을 통해서 지난해 3분기까지 1조원이 넘는 순익을 올렸다. 그룹에 대한 보험 순익 기여도는 20%가 훌쩍 넘는데, 경쟁사인 신한금융그룹의 2배가 넘는 규모다.

올해 금리인하기에 본격 들어가게 되면서 금융그룹의 수익기반도 약화될 수 있는데, 은행의 수익성 하락을 보험과 증권에서 상쇄시킬 수 있다는 점도 KB금융 입장에선 경쟁력이다.

KB금융은 4대 금융그룹 중 가장 탄탄한 재무건전성을 나타내고 있는데, 이 역시 은행과 보험, 증권 등 고른 비즈니스 포트폴리오가 긍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15일 금융권과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다음 달 5일부터 10일 사이 4대 금융그룹은 모두 작년 실적을 내놓을 계획이다.

지난해 실적 추정치를 보면 KB금융이 5조953억원을 기록해, 2023년에 이어 리딩금융 위상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4대 금융 모두 지난해 대출자산 성장과 고금리 영향 등으로 호실적을 나타낼 것으로 보이지만, KB금융의 경우 은행을 제외한 보험과 증권, 카드 등 비은행 자회사들의 고른 활약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KB금융의 경우 보험 자회사가 톡톡한 효자 역할을 했다. 그룹 맏형 은행이 작년 초 홍콩 H지수 ELS 관련 대규모 충당부채 여파로 순익이 줄었지만, KB손해보험과 KB라이프생명은 작년 3분기까지 1조168억원에 이르는 순익을 기록하며 그룹 실적을 견인했다. 두 보험사의 그룹 순익 기여도는 23.13%로 신한금융(11.42%)에 크게 앞선다.

신한금융도 신한라이프와 신한EZ손해보험 등 보험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지만, 신한EZ손보는 규모가 작은 데다 적자를 내고 있어 그룹 기여도가 마이너스다. 하나금융그룹도 생·손보 라인업을 갖추고 있지만, 업계 하위권인 데다 하나손해보험은 아직 돈을 벌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그룹에 대한 보험 기여도는 1%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우리금융그룹은 현재 보험 자회사가 없어 동양생명·ABL생명보험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또 올해 트럼프 정부 출범과 정치 혼란, 환율 급등 등으로 금융그룹의 경영환경이 크게 악화될 전망이다. 게다가 금리인하기에 들어가면서 은행 자회사들의 수익성은 나빠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굵직한 보험 자회사를 갖추고 있는 KB금융의 경쟁력이 한층 돋보일 것으로 보인다. 금리인하 시기엔 은행의 핵심 이익지표인 NIM(순이자마진)이 하락하는 데 반해, 채권투자 등으로 자금을 운용하는 보험사들은 오히려 수익성이 좋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은행 영업환경이 나쁜데, 반대로 금리인하 시기엔 보험과 증권업은 수익성이 좋아질 수 있어, 그룹 차원에서 상쇄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은행과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고르게 갖추는 것이 금융그룹 경쟁력이다"고 말했다.

KB금융은 재무건전성 측면에서도 4대금융 중 가장 앞서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KB금융은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13.85%를 나타내고 있고, 하나금융과 신한금융이 각각 13.17%와 13.13%로 뒤를 이었다. 우리금융은 12%의 CET1을 기록했다. 금융그룹 자본비율을 산출할 때 보험부문은 제외된다. 별도 규제를 적용받기 때문에 위험가중자산(RWA)에서 보험이 포함되지 않는다.

최근 환율 급등으로 지난해 말 CET1비율이 3분기보다 소폭 하락할 수 있지만, 여전히 KB금융은 가장 탄탄한 자본비율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금융그룹의 자본비율 하락 우려가 커졌지만 높은 자본비율을 보유한 KB금융은 상대적으로 우려가 낮다"고 분석했다.
조은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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