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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투포커스] HMM, 매력이던 넘치는 ‘현금’… 장기투자에 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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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슬 기자

승인 : 2025. 01. 15. 16:45

지난해 운임 상승 덕으로 영업익 3조원대 전망
2030년까지 23.5조원 투자…세부사항 유동적
당분간 매각 어려워…자사주 매입 등 가능성 제기
hmm
/HMM
국내 최대 국적선사 HMM이 지연되는 매각 이슈에도 23조원이 넘는 투자를 차질 없이 이어갈 전망이다. 이미 지난해 홍해 사태로 인한 운임 상승 덕에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으며, 달러 강세 등 당분간 상황이 해운업계에 유리한 형국으로 흘러가면서 투자를 늦출 수 없다는 판단이다.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안심할 순 없어, 선종 비율을 유동적으로 조정하는 등 전략적으로 회사를 키울 방침이다. 또 해운업계의 핵심 과제인 친환경 관련 투자는 큰 변동 없이 이어갈 계획이다.

15일 해운업계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HMM은 지난해 연간 기준 3조222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전망이다. 전년(5848억원) 대비 6배에 달하는 규모다. 매출 역시 전년 대비 35%가량 증가한 11조362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 직후 호황에서 2023년 다시 불황으로, 이후 다시 회복해 어느 정도 안정세를 찾은 성적표를 쥘 예정이다. 또 지난해 3분기 기준 HMM은 현금성자산으로 14조3421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두둑하게 곳간을 채우면서 이제는 투자에 나서기로 했다. 앞서 HMM은 지난해 9월 2030년까지 23조5000억원을 투자하는 중장기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계획된 투자 규모는 크게 컨테이너선 사업 12조7000억원, 벌크선 사업 5조6000억원, 물류 및 친환경 사업 5조2000억원 등이다.

이러한 투자는 예측할 수 없는 업황에 서둘러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이다. 당초 지난해 매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중장기적 전략마저 잠시 미뤄뒀다 매각이 불발된 바 있다. 더군다나 지난해 세계 5위 선사인 독일 하팍로이드와 함께한 디 얼라이언스 체제가 종료됨에 따라 사업 재편을 늦출 수 없는 상황에 온 것이다.

이에 HMM은 다음달부터 신규 협력 체제 '프리미어 얼라이언스' 체제를 가동하면서 외형 확장에 힘을 줄 전망이다. 일본의 원(ONE), 대만의 양밍(Yang Ming)과 함께하는 체제다. 이와 더불어 HMM은 세계 1위 해운사인 스위스 MSC와 선박 교환을 시작하며 유럽으로의 신규항로를 늘린다.

앞으로의 투자는 업황 변동에 따라 소폭 조정될 것이란 관측이다. 당초 회사는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선박 비중을 5대 5 수준에 가깝게 가져가려 했으나 최근까지도 컨테이너선 운임이 상승하며 힘을 받고 있으며, 벌크선은 시황이 악화하고 있다. 더욱이 세계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선 컨테이너선의 비율을 크게 높여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HMM 관계자는 "중장기 전략을 차질 없이 이행 중"이라며 "큰 틀을 가지고 가되, 세부적인 것은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HMM의 매각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가치가 치솟고 있는 데다, 오는 4월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잔여 영구채가 모두 주식으로 전환됨에 따라 양사 지분율이 71.7%까지 늘어나면서다. 즉, 이를 감당할 기업이 나오기 쉽지 않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HMM이 올해 밸류업 방안을 발표하면서 산은 지분을 자사주로 매입할 것이란 가능성이 제기된다. HMM 관계자는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밸류업 프로그램을 비롯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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