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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현직대통령 체포] 尹, 계엄사태 43일 만에 체포…찬반 집회 ‘희비 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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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 기자 | 임상혁 기자

승인 : 2025. 01. 15. 15:11

"국민 이겼다" vs "대통령 결단에 눈물"
공수처, 43일만에 대통령 체포
헌정사상 첫 현직 대통령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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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내란 수괴 혐의로 윤석열 대통령을 체포한 1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보수 측 집회 참가자들이 허탈한 표정으로 연단을 바라보고 있다. /박주연 기자
"윤석열 대통령 혼자 저렇게 가시네요. 눈물이 납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내란 수괴 등의 혐의로 윤석열 대통령을 체포한 1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는 보수 측 집회 참가자들이 충격과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대통령을 사수하겠다던 굳은 결기도, 경력 3000명을 동원한 경찰의 윤 대통령 체포작전 앞에선 무용지물이 됐다. 대통령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괴감에 분위기는 영하권 날씨만큼이 차게 가라앉았다.

관저 앞에서 탄핵 무효 등을 외치며 태극기와 성조기를 힘차게 흔들던 보수 측 시민들은 깃발을 내려놓은 채, 연단에 오른 사회자의 말을 조용히 귀 기울여 듣고 있었다. 윤 대통령 측 법률대리인 석동현 변호사는 연단에 올라 "대통령이 공수처 수사와 체포 시도가 불법임을 알면서도 불가피하게 결단한 것"이라며 "경호처와 경찰 간의 물리적 충돌로 인한 불상사를 막기 위해 대통령으로서 책임 있는 판단을 내린 것 같다"고 말했다.

공조수사본부(공조본) 수사관들이 대거 관저로 진입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던 지지자들은 오전 7시 30분께 대통령 경호처의 첫 저지선을 넘은 데 이어 약 27분 만에 관저 앞 철문까지 도달한 것을 보고 망연자실 했다. 이어 오전 8시 20분께 철문이 열리며 공조본 수사관들은 대통령이 머물고 있는 관저 내로 진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한남초등학교 앞 대로에 드러누워 거세게 저항하기도 했다.

체포 소식이 전해지자 보수 측 집회 참가자들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 일부는 "대통령을 체포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눈물을 흘렸고, 다른 이들은 "과천 공수처로 가서 대통령을 응원하자"고 호소했다. 한 60대 집회 참가자는 "대통령이 시민들의 안전을 우선 고려해 스스로 결정을 내린 것 같다"면서도 "밤새 응원했지만 이런 일이 벌어져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보수 측은 윤 대통령이 압송된 공수처로 이동해 시위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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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전 일신 빌딩 앞에서 진보단체 집회 참가자들이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소식이 들리자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를 틀고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임상혁 기자
보수 측 집회 장소에서 약 600m 떨어진 일신 빌딩 앞에 자리잡고 '윤석열 체포' '윤석열 탄핵'을 주장해 왔던 진보진영에서는 환호가 터져나와 보수진영과 대비됐다. 현장에서 집회를 연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 등 진보 단체들은 윤 대통령 체포 소식에 "국민이 이겼다"는 구호를 반복하며 승리를 확인했다.

볼보 빌딩 앞에서도 국민주권당 등 단체들이 윤 대통령 체포를 환영하는 집회를 열었다. 한 참가자는 "결국 국민이 승리했다"며 "윤 대통령은 빨리 구속되고 파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을 태운 차량 등 호소차량이 공수처로 이동하는 순간 이후에도, 지난달 14일 탄핵 소추안 가결 당시와 마찬가지로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가 다시 한남동 거리에 메이리쳤다.

윤복남 비상행동 공동의장은 기자회견에서 "헌법을 지키는 것이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다. 어떻게 대통령이 정당하게 발부된 영장을 거부할 수가 있는가"라며 "정당하게 발부된 영장을 거부하는 대통령은 더 이상 필요 없다. 법치주의는 이제부터 시작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주연 기자
임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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