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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재계, 지금 당장 APEC 준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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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 기자

승인 : 2025. 01. 13. 17:36

최원영 사진11
다음주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을 앞두고 있다. 일찌감치 얼굴 도장을 찍고 고강도 아웃리치를 벌여야 하지만 시계추만 흘러간다. 국정공백이 크다. 갑갑한 마음에, 다들 놓치고 있지만 그래선 안되는 것들에 대한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

요컨대 기업들은 오는 10월께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놓치면 안된다. 전세계 인구의 약 40%, GDP의 약 60%, 교역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세계 최대 협력체의 연례 행사에 2만여명의 글로벌 정재계 리더들이 한국을 찾는다. 수년래 한국이 유치하는 가장 큰 규모의 행사라 할 수 있다. 경제파급효과는 2조원에 육박 할 거란 관측도 나온다.

이 자리를 우리 기업들이 챙겨야 한다. 왜냐고? 국내에서 아무리 한국의 경제시스템이 정상 작동한다고 해외에 서한을 보낸다고한들 큰 의미 있을까. 10월이면 새 정부든 아니든 정국 안정을 위한 새 스텝이 시작 됐을 때다. 슈퍼 리더들을 직접 불러 눈으로 보여주며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바로 그 자리다. 의심 받는 국가 대외 신인도를 실사를 통해 풀어내는 거라 봐도 될 정도다.

재계가 나서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10월이면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가 온전히 국정을 장악하고 본격적인 보호무역주의를 펼 때다. 실제로 1기 행정부가 철강 수입조사로 무역확장법 232조 가동을 저울질하고 중국과의 무역 불균형 문제를 제기하며 본격 무역전쟁 서막을 연 게 2017년 10, 11월이었다. 불확실성이 넘쳐나는 이때 APEC만큼 직접 결정권자들의 얼굴을 보며 리스크를 헷지할 좋은 자리가 있을까. 기업으로선 지정학 리스크의 양상을 파악 하는 가장 확실한 시간인 셈이다.

다자 보단 양자를 좋아하는 트럼프 행정부이지만, 2기 출범을 맞은 첫해라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 참석 가능성도 있다.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매년 APEC 정상회의를 놓치지 않고 있고 차기 APEC 의장국이기도 해서 참석 여지가 크다. 둘의 방한이 성사된다면 전세계 이목을 집중 시키는 이슈가 아닐 수 없다.

그럼 준비는 잘 되고 있을까. 강물은 여전히 흐르지만, 더 이상 바다를 향하지 않는다. 양당이 정쟁에 몰두하고 정부는 책임 질 수 없는 영역의 일을 건들고 싶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 시각이다. 과연 10월의 한국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벌써부터 각종 국가적 행사의 추진이 혼란을 겪고 있다는 소리가 들려온다.

정상회의 주제 중 '공급망' 협의는 한미일 공조를 통해 언제라도 발생할 수 있는 돌발 수급 차질에 대비할 수 있는 핵심 장치다. 특히 올해는 일본과 수교 60주년이라 의미가 크다. 하지만 10월의 우리 정권이 이를 얼마나 환영할 지는 알 수 없다. 그럼에도 일본 토요타와 역대급 대화에 나서고 있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떠올리고, 일본의 소재부품 장인 기업에서 스페셜티의 미래를 찾고 있는 우리 화학기업들을 고려하자.

또 원전과 수소까지 포함한 무탄소에너지(CFE) 정책은 한국이 선도해 전세계에 전파해야 할 중요한 이니셔티브다. 문제는 윤석열 정부의 대표 정책이라는 점이다. 추진력이 약해질까 두렵다. 정치가 경제를 흔들면 안된다. 그것도 누군가의 말 대로 기업은 2류, 행정은 3류, 정치는 4류 아니던가.
최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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