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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제4인뱅, 상반기 윤곽…중기·소상공인 ‘혁신 금융’ 실현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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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우섭 기자

승인 : 2025. 01. 12. 18:15

gettyimagesbank
/게티이미지뱅크
임우섭 기자
임우섭 금융증권부 기자
올해 상반기 제4인터넷전문은행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금융당국은 3월 말 예비인가 신청을 받은 뒤 두 달 안에 심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제4인뱅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포용 금융을 강화하고, 혁신적인 비대면 대출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해 추진됐다. 하지만 은행권에서는 기대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제4인뱅에 도전하는 6개 컨소시엄은 모두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에 특화된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기존 은행들이 중기 대출에 소극적이었고, 인터넷은행들 역시 주담대 위주의 가계대출 중심으로 운영됐다는 점이 비판받아온 터였다. 이에 각 컨소시엄은 방대한 소상공인 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솔루션과 혁신적인 신용평가시스템(CSS) 등을 통해 신속하고 효율적인 대출 심사를 제공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러한 제4인뱅의 비대면 대출 시스템이 실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금융 수요를 충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많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재무 데이터가 부족하거나 단기적인 성과에 의존하고 있어, CSS가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면 신뢰를 얻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서다.

중기 대출은 단순히 개인 대출과는 다르다. 기업의 운영 상태, 사업장 현황, 담보 및 보증 여부 등 여러 요소를 평가하는 것은 물론, 경영진의 역량이나 사업 모델의 성장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복잡한 과정을 비대면 시스템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또한 비대면 대출의 장점인 신속성과 간소화가 리스크 관리의 약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중기 대출의 연체율이 증가 가능성도 은행권에서 우려하는 사안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중소득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이 3.04%에 달했는데, 제4인뱅의 시스템이 충분히 견고하지 않다면 연체율이 이보다 더 높아질 위험이 있다.

이와 함께 기존 인터넷은행권의 이자 수익에 치중하는 모습도 문제로 지적된다.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여신 잔액은 총 73조원에 달했다.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각각 32.3%, 34.5%, 33.8%로 의무비율을 넘겼으나, 카카오뱅크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4조9000억원, 케이뱅크는 7조7000억원으로 대출 포트폴리오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 때문에 은행권 관계자들은 제4인뱅이 당초 목표했던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특화 전략을 명확히 이행하지 못한다면 기존 인터넷은행과의 차별성이나 혁신성은 퇴색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제4인뱅이 성공하려면 단순히 대출 규모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체계적이고 정교한 리스크 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제4인뱅이 기술적 혁신을 넘어 신뢰받는 금융 모델을 구축하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진정한 포용 금융의 본보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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