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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출발은 미래에 대한 설렘을 동반하기에 기쁜 소식을 의미하기도 한다. 우리 주변의 잡초 중 '기쁜 소식'이란 꽃말을 가진 것은 '봄까치꽃'이다. 3월경 연보랏빛 꽃을 피워 봄이 왔음을 알리는 이 귀여운 들꽃은 지면에 소개하기도 민망할 정도로 원래 이름이 망측하다.
일제 강점기 시절, 일본의 유명 식물학자가 이 해괴한 이름을 지었다고 하는데 일본의 조선 비하 심리가 그대로 드러난 것 같아 매우 불쾌하다. 이 부적절한 명칭을 순수 우리말로 바꾸자는 뜻 있는 분들의 노력으로 이미지와 어울리는 봄까치꽃이란 이름이 탄생했다.
봄까치꽃의 학명은 'Veronica persica'이다. '베로니카(Veronica)'는 예수께서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을 오를 때 얼굴에 흐르는 피땀을 닦아주던 성녀(聖女) 아니던가!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기쁜 봄소식을 알리는 이 꽃의 모습에서 서양인들은 '성녀 베로니카'의 이미지를 떠올린 듯하다.
봄까치꽃을 한아름 안은 저 소녀가 내미는 봉투 속에는 어떤 소식이 담겨 있을까. 아마도 사랑과 용서와 화합, 구원을 전하는 복음의 메시지가 적혀 있지 않을까? 2025년 새해, 우리 대한민국에 희망과 새로운 도약을 전하는 기쁜 소식만이 들려오기를 기원한다.
/만화가·前 중앙선관위 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