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단독]‘한강 라면’만 인기?…‘안양천 라면’도 사랑해주세요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108010003702

글자크기

닫기

한평수 기자

승인 : 2025. 01. 13. 10:38

시민이 구로구청에 "라면·커피 등 즐길곳 만들자" 제안
하천법 등 검토끝에 카페나 휴게쉼터 등 조성하기로
봄이면 벚꽃축제와 함께 핫 아이템으로 떠오를듯
여의도 한강공원 한강 라면
한파가 몰아 닥친 지난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강추위에도 불구하고 편의점에서 즉석조리한 라면을 먹고 있다. /정재훈 기자
안양천에서 자주 산책과 운동을 즐기던 시민 박성만 씨는 평소 아쉬운 게 있었다.

"운동을 하다 보면 가끔 출출해져 라면이 땡길 때가 있는데 여기저기 둘러봐도 먹을 곳이 없더라구요."

그는 "K-드라마나 K-무비에 빠지지않고 등장하는 '한강 라면'이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는 필수템인데, 명색이 서울시민이 안양천에서 라면이나 커피를 즐기지 못하란 법이 있느냐"고 생각했다.

구로G페스티벌이 안양천에서 열릴 때 야외 푸드트럭이 등장해 시민이 트럭 음식을 맛있게 즐기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래서 박 씨는 용기를 냈다. 구로구청 시민 제안 코너인 '구로1번지'에 아이디어를 냈다. 이게 '안양천 라면'이 등장하는 계기가 됐다.

여의도 한강공원 한강 라면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편의점에서 라면을 즉석조리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한국 라면의 인기는 이미 세계적이다. 지난해 11월 미국 뉴욕의 심장 맨해튼에서 열린 '뉴욕의 한강 신라면(Han River in NYC with SHIN RAMYUN)' 행사에는 7000여명이 몰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미국의 한복판에서 한강 공원의 정취와 문화를 체험하고 즉석조리기를 활용해 '한강 라면'을 맛볼 수 있는 기회는 미국인들에게 특별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박 씨는 안양천 변 전망대가 있는 곳에 카페(휴게쉼터 혹은 매점)를 만들면 시민에게 사랑을 받을 것 같았다.

안양천에는 특히 축구장, 족구장, 길거리농구코트는 물론 캠핑장, 야구장과 인라인스케이팅장 등 다양한 레저 스포츠 시설이 있어 운동 후 커피, 음료는 물론 라면, 치킨 등 다양한 먹을거리 수요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시민 제안이 들어오자 구로구청은 즉각 반응했다. 회의와 구체적인 논의 끝에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

하천 점용허가를 위해 하천법시행령 제 105조 등 관련법령을 검토했다.

현재 구청에서 추진 중인 안양천 우안 오금교~고척교 사이 '안양천 수변감성 피크닉 캠핑장 조성사업' 구간 중 제방길 상단을 골랐다.

여의도 한강공원 한강 라면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강추위에도 불구하고 편의점에서 즉석조리한 라면을 들고 한강으로 향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이곳에 36㎡ 규모의 식음료 공간을 조성하는 등 현재 구체적인 세부계획을 세우는 중이다. 매점일지 휴게쉼터일지 카페일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구는 오는 2월 중 안양천 내 △식음료 공간 부스 조성과 운영 방침을 세우고 △3월 중 사용료 산정을 위한 감정평가를 의뢰한 뒤 △4월중 사용수익허가 입찰공고 및 운영자를 선정하기로 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이르면 5월 중 카페를 오픈할 것으로 구로구는 예상했다.

안양천은 구로구 이외에도 금천구, 영등포구, 양천구, 강서구 등을 흘러 한강으로 합류한다. 구로구가 조성하는 이 '작은 공간'이 다른 자치구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안양천 변에는 벚꽃나무 군락지가 곳곳에 있어 봄이 오면 흐드러지게 핀 벚꽃축제와 함께 '안양천 라면'이 서울의 핫 아이템으로 떠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구로구청 관계자는 "안양천 변 곳곳에 매점이나 카페가 들어선다면 청년이나 노인 일자리가 증가할 것"이라며 "쓰레기 관리 대책을 잘 세워, 하천 환경이 훼손되지 않고 자연과 잘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을 시민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벚꽃1
지난 2024년 4월 벚꽃이 활짝 핀 안양천 변에서 시민들이 산책과 운동을 즐기고 있다./박성만 기자
한평수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