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턴 전기차 비율 '전체 차량의 21~23%' 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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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매체 르파리지앙은 2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전기차 보조금이 재실시되지만, 기타 요인들로 자동차 업계의 미래는 여전히 어둡다고 보도했다.
전날 열린 프랑스 산업부의 온라인 기자회견 내용에 따르면 2025년 전기차 보조금 지급이 내년 1월 1일이 아니라 한 달 앞당겨진 올해 12월 2일부터 시행됐다. 오는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는 프랑스는 국민이 전기차 구입 시 친환경 보조금을 지급한다. 전기차 구입에 대한 보조금 지급은 편성된 예산을 소진할 경우 연중 언제든 중단되며, 익년 재편성된 예산으로 반복 실시된다.
보조금 지급은 기존보다 한 달 앞당겨져 마치 제도가 개선된 것 같지만, 사실 시행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제도가 한 발 후퇴했음을 알 수 있다. 먼저 전기차 구입 보조금 예산이 대폭 줄었다. 산업부 기자회견의 내용에 따르면 관련 예산 부족으로 2025년 책정된 전기차 보조금은 2024년 기준 15억 유로(약 2조2160억원)에서 확 줄어든 690만 유로(약 102억원)다.
따라서 소득을 기준으로 차하위 계층이 최대로 받을 수 있는 보조금은 기존 차량당 7000유로(약 1034만원)에서 2025년 기준 4000유로(약 591만원)로 급감했다. 보조금 지급 자격 또한 까다로워졌다. 최대 보조금인 4000유로를 받기 위해서는 소득 중 세금 부과액이 1만6300유로(약 931만원) 이하여야 한다.
아울러 차량 금액은 4만7000유로(약 6946만원) 이하여야 하며 차량 제조 과정에서 탄소 발자국을 적게 배출한 차량이어야 한다. 참고로 프랑스에서 판매되는 테슬라 모델3 차량의 판매가는 4만4990유로(약 6622만원)부터, 르노사의 메간 전기차 모델의 판매가는 3만4000유로(약 5004만원)부터다.
이미 지난여름부터 유럽 전기차 시장에 불황이 닥친 가운데 보조금 지급액이 줄고, 지급 자격 또한 까다로워지면서 자동차 제조사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 전기차 판매 속도가 더뎌진 상황에서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예산도 대폭 줄어 주문량이 더더욱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다.
푸조·시트로엥·오펠 등의 자회사를 거느린 다국적 자동차 제조기업, 스텔란티스의 카를로스 타바레스 회장은 "아직 전기차 제조 비용은 내연기관 차량보다 상당히 높으므로 정부의 보조금 지원이 필수적이다"라고 정부에 호소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내년부터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을 대상으로 탄소 절감을 위한 추가 제재도 시행된다. 추가 제재는 전체 자동차 판매 중 전기차의 비율이 4대 중 1대가 돼야 한다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한다. 전체 차량 판매 중 21~23% 비율은 의무적으로 전기차여야 하며, 만약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무거운 벌금을 내야 할 수도 있다.
현재 스텔란란티스사의 전체 자동차 판매 중 전기차 비율은 13%며, 르노사의 경우 단 7%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내년부터 시행되는 이 의무를 지키기 위해 전기차 1대를 팔고 나서 내연기관차 4대를 판매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 전략이 내연기관 차량을 생산하는 공장 가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내연기관 차량 판매가 줄어들면 일부 자동차 생산 공장이 문을 닫을 수도 있으며, 그 결과로 대규모 실직 등 나비효과를 일으킬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