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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장스님 “시대 변화 받아들이는 종교가 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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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중 기자

승인 : 2024. 12. 03. 10:22

[인터뷰] 조계종사회복지재단 대표이사
'나는 절로', 난치병 환아 지원 등 진행
"시대 변화로 인한 빈틈 찾아 해결해야"
묘장 스님03
아시아투데이 박성일 기자 = 조계종사회복지재단 대표이사 묘장스님. 첫눈이 내린 지난달 27일 본인이 주지로 있는 서울 동대구 연화사 인근 연못에서 재단 관련 이야기를 하고 있다.
조계종사회복지재단는 불교의 근본정신인 자비를 실천하는 조직이다. 종단을 대표하는 사회복지재단으로 현재 전국 177개의 복지 시설을 직접 운영하며 30년간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체계적으로 시설을 관리하고 있다. 2001년 재단에서 시작한 난치병 어린이 치료비 지원 사업의 경우 국내·외 약 1000명의 어린이들에게 총 25억원의 치료비를 지원하며 희망의 손길을 건네고 있다. 현재 재단 대표이사는 서울 동대문 연화사 주지인 묘장스님이다.

올해 첫눈이 내린 지난달 27일 연화사에서 만난 묘장스님은 "시대 변화를 받아들이는 종교가 불교"라며 불교의 미래를 낙관했다. 스님은 시대 변화에 따른 사회적인 '빈틈'을 찾아내서 복지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 인기를 끈 소개팅 템플스테이 '나는 절로'나 연화사에서 하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무료 식사 제공 프로그램인 '청년 밥심' 등이 그런 서비스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스님과 나눈 대화다.

-갈수록 무종교인이 늘고 있다. 불교는 어떻게 해야 하나.

"경전을 보면 부처님은 만나는 사람의 근기에 맞게 다양한 방식으로 설법하셨다. 우리도 시대의 변화에 맞춰 불교의 가치를 새롭게 해석하고, 다양한 계층과 소통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특히 젊은 세대와 소통을 강화하고 불교의 사회적 역할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행히 불교는 시대정신을 읽는 마음이 있다. 모든 것이 영원하지 않다는 제행무상(諸行無常)을 알고 있기 때문에 특정한 것이 옳다는 고정관념이 없다. 불교는 여러모로 가진 자원이 많은 '부자' 종교다. 시대 변화를 받아들이고 사회적 빈틈을 찾아 문제를 해결할 역량이 있다고 본다."

-'나는 절로' 참가자를 대상으로 총동창회를 연다고 들었다.

"'나는 절로' 올해 시즌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총동창회가 오는 14일과 15일에 공주 한국문화연수원에서 열린다. 서로 소통하고 교류하며 아름다운 인연을 이어갈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할 예정이다. 각자의 참여 소감과 결혼·연애에 관한 상담 순서도 있다. 여기에서 많은 이야기들이 오갈 것이다. 인연이라는 것이 꼭 남녀 관계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그 어떤 관계든지 맺어진 관계는 모두 인연이라고 볼 수 있다. 올해 '나는 절로'에 참가했던 사람들은 동반자를 찾으러 왔다가 친구 또는 좋은 언니·오빠로 인연을 맺기도 했다."

-'나는 절로'가 인기를 끈 이유가 있다면.

"우선 '나는 절로'는 저출산 시대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맞물려 '건강한 만남'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이 큰 매력으로 작용했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템플스테이라는 이색적인 공간에서 진행되는 만남이라는 점이 '참신함'을 더했다. 마지막으로 프로그램 자체의 '진정성'이 참가자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고 이것이 입소문을 타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됐다고 본다."

-'나는 절로'를 진행하면서 가장 기억 남는 분이 있다면.

"백양사 편에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분이 있다. 당초 10명씩 선발하던 참가자를 남녀 2명을 추가 선발하게 되면서 마지막 여성 참가자로 선발된 분의 이야기다. 백양사 준비 과정에서 11번째 여성 참가자 안내 후 저는 SNS 메시지 한 통을 받았다. 본인에 대한 사적인 이야기와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싶은 간절함이 담겨 있었다. '나는 절로'가 유명해지면서 흥미 위주의 지원자도 나타났는데 이분은 진심으로 결혼해서 자녀를 양육하고자 하는 느낌이었다. 이런 분이면 건강한 가정을 꾸릴 수 있다고 봤다. 저출산 해결을 위한 건전한 만남이란 '나는 절로'의 취지에 딱맞는 분이었다."

-재단의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재단은 현장 밀착형 지원을 통해 더욱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수도권 시설은 재단에서 집중관리하고, 지방 시설은 각 교구본사로 이양해 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형 운영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시설 운영의 안정성을 높이고, 지역사회와 협력을 강화해 나가려고 한다. 또 재단은 보건복지부와 함께 민간 선도 저출산 대응 인식 개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내년은 재단 창립 30주년을 맞는 해다. 이를 기념하는 다양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6월 창립 기념 대법회를 비롯해 30년의 역사가 담긴 30년사 발간, 향후 장기 비전을 마련하기 위한 세미나 등도 준비하고 있다."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후원금이 줄어드는 문제는 없나.

"현재 후원금 모금시장은 일등만 살아남는 세계가 됐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코로나19 시기에 오히려 후원금이 약 50억원 늘었다. 그나마 재단은 종교를 바탕으로 하기에 부침이 적은 편이다. 어려운 시기에 더욱 필요한 것이 나눔이라고 생각한다. 작은 정성이 모여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믿고, 많은 분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후원을 부탁드리고 싶다.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재정을 마련하기 위해 후원 모금을 강화할 계획도 갖고 있다."

-재단이 난치병 어린이 치료비 지원 사업에 각별히 신경쓰는 것 같다.

"한 집안에 난치병 자녀가 태어나면 한 가정이 해체될 수 있는 위기에 봉착한다. 환아를 돌보다가 부부 사이도 나빠지기도 하고 나머지 자녀가 소외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난치병 환아 지원 사업은 우리가 특별히 주의를 기울이는 사업이다. 그간 지원 사업을 통해 거둔 성과도 컸지만, 후원의 규모와 범위가 불교계에 머물고 있어서 이를 극복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았다. 난치병 치료는 장기적이고 고액의 비용이 요구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더 넓은 범위에서 기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기업과 개인 후원자와 협력을 강화하고, 지원 사업의 대중적 확산을 위한 다양한 홍보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은.

"시대의 변화에 따른 사회적 빈틈은 늘 발생한다. 제대로 된 사회복지를 하려면 그런 부분을 찾아서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연화사에서 대학생을 대상으로 점심을 제공하는 '청년 밥심' 프로그램 같은 경우도 이런 빈틈을 찾은 것이다. 누군가와 함께 식사할 기회를 주고 학생들의 식비 부담을 덜어주는 프로그램이라서 학생들의 호응이 뜨겁다. 복지서비스도 관행적으로 하기보다 고민을 해야 한다."
묘장스님01
아시아투데이 박성일 기자 = '나는 절로' 이야기를 하면서 미소를 보인 묘장스님.
묘장 스님 08
아시아투데이 박성일 기자 = 서울 동대문구 연화사에서 차담(茶談) 중인 묘장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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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박성일 기자 = 서울 동대문구 연화사 대웅보전에서 눈 내리는 것을 보고 있는 묘장스님
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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