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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도시 중 가장 큰 하락세를 보인 곳은 멜버른이었다. 11월에만 0.4% 떨어진 멜버른 주택 가격은 지난 12개월 중 10개월 동안 하락하면서 1년 동안 2.3% 폭락했다. 인구가 가장 많은 시드니의 경우 10월에는 0.1% 하락, 11월에는 0.2% 내렸다. 분기별로 보면 8개 주도 중 4개 주가 하락을 기록했으며, 멜버른(0.1% 하락)을 필두로 다윈(0.7% 하락), 시드니(0.5% 하락), 캔버라(0.3% 하락)가 뒤를 이었다.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갈 기미를 보이면서 대도시에서 매물로 나온 주택 수는 8월 이후 16% 증가했다. 시드니와 멜버른의 매물은 이전 5년 평균보다 각각 10.4%와 9.1%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201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주택 구매 예정자의 관심도 식고 있다. 지난 3개월 동안 주택 판매는 1년 전에 비해 4.6% 감소했으며, 5년 평균보다 2% 낮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 전문가는 "부동산 경기 사이클의 하락 국면이 다가오고 있다는 징후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며 내년으로 예상되는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하락세는 멈추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셰인 올리버 에이엠피(AMP) 수석 경제학자는 "급격한 금리인하가 없는 상황에서 경기침체와 실업률 증가는 구매자의 지급 능력과 현재 가격 간의 괴리를 더 벌릴 것"이라며 "이러한 괴리가 계속되면 어느 시점에는 평균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위험이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그는 "일자리 감소는 앞으로 실업률이 더 높아질 것임을 시사하며, 이는 주택 소유자나 무주택자들이 주택 비용 충당을 위해 추가로 일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며 그동안 부동산 경기를 지탱해온 저소득층의 여유 자금이 바닥을 보이면 주택가격은 추가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호주의 전국 임대료 지수는 11월에 0.2% 올랐고 지난 12개월 동안 5.3% 상승하는 등 비교적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전국 임대료 변동 폭은 2021년 4월 이후 가장 작은 것으로, 1년 전만 해도 임대료는 연간 8.1%씩 올랐고, 지난 2년 동안에는 9% 이상 상승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