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브랜드 출시…고객 접점 중요
맞춤 정체성 추구해야 시장서 성공
|
이동일 한국유통학회 회장은 지난 8일 서울시 광진구 소재 세종대학교에서 진행한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소비자의 만족도에 따라 지불 규모가 달라질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 같이 밝혔다.
보유 자금 규모와 상관없이 소비자의 관심도에 따라 지불규모나 브랜드 선택이 달라진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가령 스마트폰의 경우 단순 기능에 초점을 맞춘다면 저가 스마트폰을 구입하고, 비싸더라도 고기능에 초점을 맞춘다면 전략 스마트폰을 구입하게 된다. 하지만 브랜드 충성도가 크면 기존 소비자는 제품에 상관없이 같은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사용하게 된다.
이 회장은 "신규 브랜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라이브커머스 등을 통해 노출된다. 가령 라면 많이 먹기에 도전하는 '먹방'(먹는 방송)이 확산된다면 라면을 잘 안 먹는 사람이라도 도전하게 된다면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은 SNS를 통해 매운 라면 먹기에 도전하는 이들이 전세계적으로 붐이 일었고, 이는 글로벌 히트 상품으로 성장하게 된 원동력이 됐다.
이날 인터뷰를 관통하는 주제는 '성공하는 브랜드를 만들기 위한 기업들의 전략'이다. 기업들이 브랜드를 쏟아내지만, 정작 시장에 안착하는 브랜드는 손에 꼽는다. 대기업이 선보인 브랜드라고 해서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고, 살아남는다고 해도 기존 경쟁 브랜드와의 승부에서 승리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시장 안착에 실패한 브랜드 중 하나는 코카콜라가 1985년에 선 보인 '뉴 코크'다. 당시 펩시와 치열하게 경쟁 중인 코카콜라가 기존의 맛을 변경한 '뉴 코크'를 출시했지만 소비자들이 불만을 표시하면서 회사 의도와 다르게 흘러갔다. 이후 '뉴 코크' 출시 79일 만에 기존의 맛을 코카콜라 클래식으로 재출시하고 상황을 마무리했다.
이 회장은 이 같은 현상을 캐즘 이론을 활용해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캐즘은 초기 시장에서 주류 시장으로 넘어가기 직전 수요가 급감하는 구간을 뜻한다. 대부분의 브랜드 또는 제품이 캐즘을 넘지 못하고 도태되지만, 해당 단계를 넘으면 시장에 정착하게 된다.
그는 "성공한 브랜드는 밈(인터넷 유행 콘텐츠)으로 알려졌거나, 사람들이 브랜드를 꾸준히 관찰할 수 있기에 가능했다. 해당 브랜드가 상대적으로 월등한 가치를 준 반면, 실패한 브랜드는 지나치게 빨리 출시되거나 대체할 수 있는 상품이 있는 상황에서 늦게 출시된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기업들은 신규 브랜드 출시 초기 소비자들에게 접점을 구축하고, 이를 확산해 나가려고 한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시장 안착에 실패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기업이 좋은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선 원칙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마케팅에서 말하는 것 중 하나가 '모든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는 것"이라며 "사회적 미션을 끝까지 추구하려는 브랜드들이 성공 브랜드들의 공통점이다. 가장 잘할 수 있고 소비자들에게 기여할 수 있는 정체성을 추구해야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