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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사모펀드 사태] 최윤범 1.4% 늘려 초접전 지속…이제 임시주총에서 다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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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연 기자

승인 : 2024. 10. 28. 16:31

자사주 11.26%는 소각 예정, 격차 약 3%포인트
영풍 측 임시주총요구에 고려아연 "기형적 이사회"
주가 강세 지속…의결권 지분 확보 지속될 듯
최윤범 회장 기자회견-2271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박상선 기자
고려아연이 베인캐피탈과 89만원에 진행한 공개매수의 결과는 총 11.26%의 청약으로 마무리 됐다. 곧바로 영풍은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했으며, 고려아연은 "MBK와 영풍의 적대적 M&A로부터 회사를 지키기 위해 적극적인 의결권 확보 노력으로 임시주총을 반드시 승리로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일단 현재까지의 지분만 따져보면 고려아연이 공개매수를 통해 매입한 자사주는 9.85%로 모두 소각하고, 의미 있는 지분은 베인캐피털이 확보한 1.41%다. 지난 MBK파트너스 측의 공개매수에서는 5.34%가 움직였는데, 시장은 6만원 더 높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에 5.92%포인트 더 반응했다. 이번 공개매수의 결과를 놓고 양측은 서로 "우리가 승리했다"고 자평하고 있지만, 아직 승패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자사주 소각이 이뤄진 후에도 고려아연과 MBK 모두 절반을 확보하지 못했을뿐더러 지분 격차가 현재 기준 3%포인트 수준으로 의미 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7%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에 이번 경영권 분쟁의 결과가 달라지게 되는 셈이다.

◇ 고려아연 1.4% 확보, 기보유 자사주 활용법 찾으면 격차 더 ↓
28일 고려아연이 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이번 공개매수 내용은 더 구체적으로 고려아연은 204만30주, 베인캐피탈이 설립한 트로이카 드라이브 인베스트먼트는 29만1272주를 확보했다. 이 중 고려아연의 204만여주는 모두 소각할 예정이다.

공개매수를 통해 최윤범 회장 측은 고려아연 지분을 35.4% 보유하게 됐다. MBK가 38.47%다. 업계에서는 자사주 소각까지 거치면 고려아연은 40% 초반, 영풍-MBK는 약 42%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고려아연이 다음 달부터 활용할 수 있는 기존 보유 자사주 1.4% 까지 더 하면 격차는 더 좁혀진다.
양측은 누가 더 시장의 신뢰를 얻고 국민연금을 움직일만한 명분을 내세우느냐가 중요한 상황이다. 고려아연은 MBK의 공개매수가 끝났지만, 결과적으로 상대방의 위법성이 있다면 끝까지 드러내야 승산이 있다고 보고 법적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일단 고려아연은 이사회 등을 통해 자사주 소각 일정을 구체적으로 확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약속은 지키되 상대방의 공개매수에 위법성이 있다면 끝까지 잘잘못을 가리겠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던지고 있다.

이날 고려아연은 "MBK와 영풍 측이 시중 유통물량을 과도하게 부풀리고 이를 통해 시장에 불확실성을 확대한 사실에 대해서도 시장교란 의도가 있다는 판단 하에 추가적인 법적 조치를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MBK와 영풍의 적대적 M&A를 저지하는 것은 국가기간산업이자 반도체와 이차전지, 방산 등 우리나라의 핵심전략산업을 지키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MBK가 "많은 수의 주주분들이 (고려아연의 공개매수에) 청약하지 않았다"라고 발표한 데 대해서는 "법원을 상대로 2차 가처분까지 모두 기각 판결을 받고 반성없이 고려아연의 자사주 취득 공개매수 결과를 또 왜곡하고 있다"고 맞서는 등 장외전도 계속하고 있다.

◇'임시주총 초읽기' 영풍 "14명 이사 선임"vs고려아연 "반드시 이길 것"
영풍은 임시주총을 열겠다고 공식화했다. 강성두 영풍 사장과 김광일 MBK 부회장을 기타비상무 이사로 해 12명의 사외이사 등 총 14명의 이사를 선임하는 게 골자다. 이어 집행임원제도 전면 도입을 위해 정관을 개정하는 의안 등 2가지 의안을 올렸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총 13명이다. 이 가운데 장형진 영풍 고문 1명을 제외하면 모두 최 회장 측 인사로 분류돼 영풍 측이 올린 이사진 후보 중 12명 이상이 선임되면 영풍·MBK가 이사회 과반을 차지하게 된다.

다만 임시주총은 최 회장 측도 동의해야 하고, 동의하지 않는다면 MBK 측이 법원에 주총 소집 허가를 신청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 임시주총이 열릴 시기는 가늠하기 쉽지 않다.

고려아연은 "이사진을 무려 27명으로 늘리는 기형적인 이사회 구조를 만들겠다고 공언한 것"이라면서 "기업 경영의 효율성을 크게 떨어트려 특히 경영 위기에 취약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집행임원제라는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기어이 임시주총을 소집한 MBK와 영풍은 쓰디쓴 결과를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영풍-MBK 측의 임시주총 요구에 대한 의견을 정리할 예정이다.

본격적으로 주총 내 의결권 지분 다툼으로 장이 넘어간 만큼 장내매수 경쟁과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여부가 중요해졌다.

이번 사안이 전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른 데다가 최근 한 여론 조사에서는 국민연금이 이번 주총에서 반드시 의결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결과도 나온 만큼 국민연금이 더 중요해졌다. 중립을 지키기에는 국가기간산업에 대한 책임을 도외시했다는 비판을 맞닥뜨릴 수도 있다.

한편 이날 고려아연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3.83% 상승한 130만1000원에 마쳤다. 양 측의 지분 격차가 의미있는 수준으로 벌어지지 않은 만큼 장내매수가 계속될 것이라고 본 셈이다.
안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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