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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투포커스] 中 시멘트 수입 공식화…업계 “시멘트 가격 길들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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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일 기자

승인 : 2024. 10. 03. 16:13

정부, ‘공사비 안정화 방안’ 공개…협의체 구성 포함
中 시멘트 수입, 정부 ‘협상용’ 분석
시멘트업계,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 활용
“인상폭? 정부 기대치와 업계 기대치 사이에서 결정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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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공장에서 제조공정에 투입 예정인 폐플라스틱 등 순환자원이 쌓인 모습.
정부가 '공사비 안정화 방안'을 내놓자, 시멘트업계가 기간산업이라는 점을 집중 부각시키는 한편 향후 대응마련에 나섰다. 사실상 정부가 공사비 급등을 억제하려고 나선 만큼,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논리가 중요해졌다는 게 시멘트업계의 판단이다.

3일 시멘트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3년간 평균 8.5%였던 건설 공사비 연간 상승률을 2026년까지 2% 내외로 관리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난 2일 △해외 시멘트 수입 지원 △'수급 안정화 협의체' 구성을 통한 자재비 통제 △외국인 노동자 투입 확대 등의 내용을 담은 공사비 안정화 방안을 발표했다.

업계 일각에선 이번 정부 방안에 대해 사실상 시멘트 가격 인하 압박을 위한 조치하고 분석하고 있다. 공사비에는 시멘트뿐만 아니라 철근 등이 필요하고 이를 현장에 맞게 사용할 수 있는 인력의 인건비 등이 포함돼 있음에도, 정부의 핵심 대응 3개 중 2개가 시멘트와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다고 판단하고 있어서다. 애초 정부가 지난 8월 '신축매입임대 공급계획'을 통해 공사비 안정화 방안을 내놓을 계획을 밝혔는데, 여기엔 시멘트 등 품목의 가격 하락을 유도하겠다고 내용도 포함돼 있다.

큰 틀에서 보면 정부가 공사비를 안정화시키려 하려는 노력 자체에 대해선 시멘트업계는 높이 평가했다. 특히 수급 안정화 협의체를 통해 정부와도 대화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을 긍정적이라고 봤다. 다만 해외 시멘트 수입을 통해 국내 시멘트 가격을 안정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선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시멘트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산 시멘트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인식이 좋지 않다. 집값에 민감한 재건축 조합원들이 중국산 시멘트를 거부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KS 인증 등을 통해 엄격히 검증해 나갈 것이라고 했지만, KS 인증을 받은 일부 제품에서 불량품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건설업계도 이와 비슷한 우려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보니 일각에선 실제 중국산 시멘트가 국내에 수입할지라도 수입량은 미미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히려 정부가 시멘트 가격 대폭 인상을 억제하기 위한 '협상용'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때문에 시멘트업계는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카드로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을 적극 활용키로 했다. 정부가 올 4분기 전기요금을 동결했지만,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달 25일 출입기자단 백브리핑에서 "에너지 가격이 원가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을 밝혔기 때문이다. 한국전력은 총부채 200조원 이상 등을 거론하며 전기요금 인상의 필요성을 꾸준히 거론하고 있다.

시멘트업계 다른 관계자는 "유연탄 가격이 하락하며 안정화됐지만, 시멘트 제조원가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전기요금의 경우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럴 경우 시멘트 가격도 덩달아 인상될 것"이라며 "업계는 이 부분을 협의체에서 거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경기의 극심한 침체로 올해 시멘트 수요(약 4400만톤 수준 예상)가 IMF 외환위기 첫해의 수요절벽(약 4630만톤)을 뛰어넘는 감소세가 전망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한국시멘트협회는 지난 2일 공사비 안정화 방안에 대해 적극 환영한다면서도 업계의 어려움을 밝혔다. 올 상반기 시멘트 출하는 약 12% 감소하고, 재고는 약 16% 증가했으며, 지난달 국내 수요는 전년 동월 대비 3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협회는 "건설 생태계의 중요 구성원인 시멘트산업은 갈수록 심화되는 위기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재고까지 급증하며 심각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질소산화물 배출 규제 등 강화되는 환경규제 준수를 위해 필요한 설비확충에 모든 가용 재원을 투입하고 있어 안정적인 조업에 필요한 적정수익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시멘트업계 다른 관계자는 "건설·레미콘업계와 공생해야 하는 데다, 인상폭이 클 경우 부담이 큰 만큼, 정부가 기대하는 인상폭과 시멘트업계가 기대하는 인상폭 사이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수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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