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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만전자 코앞인데”… 노조 무기한 파업에 주가 ‘숨고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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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민 기자

승인 : 2024. 07. 10. 17:53

삼성전자 6540명 참여 의사 밝혀
"시스템 자동화로 당장 타격 없어
파업 장기화땐 실적·주가 악영향"
삼성전자 노조가 창사 이래 첫 무기한 총파업을 선언하면서, 그간 치솟던 주가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회사 노조는 이미 지난 5월 말 파업을 선언했지만, 그동안은 연차 소진을 통한 간헐적인 쟁의행위 정도의 수준이었다. 그러다 사측과 협상에 진전이 없자, 총파업 선언과 '무기한'이라는 초강수를 둔 셈이다.

생산 차질에 대한 우려까지 나오면서, 그동안 상승세를 이어온 삼성전자의 주가도 악영향을 받을지 주목되고 있다. 실적 감소와 함께 생산 차질에 따른 납품일정에 영향을 받는 등 삼성전자 신뢰에 있어서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공장 내 자동화된 기계와 설비들이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장기화될 경우 반도체 출하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8만7800원으로 전 거래일과 같은 가격을 유지했다. 앞서 삼성전자 주가는 펀더멘털 회복과 함께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지난 9일 신고가를 달성했다. 3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다만 이날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무기한 2차 총파업을 선언하면서, 삼성전자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전자 노조는 지난 5월 말 처음으로 파업을 선언했다. 임금 협상 등을 둔 교섭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지난달에는 징검다리 휴일(7일)날 연차를 내는 방식으로 파업에 나서기도 했다.

파업이 총파업으로 번진 건 이번 달부터다. 노조는 8~10일 사흘간 1차 총파업을 선언 후 '생산 차질'을 목표로 삼고 쟁의행위에 돌입했다. 또 15일부터 5일간 2차 총파업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계획을 수정해 이날 무기한 총파업을 선언한 것이다.

특히 노조에서 '생산 차질'을 목적으로 무기한 총파업에 나선 만큼, 이전과는 분위기가 달라 보인다. 현재까지 총파업 참여 의사를 밝힌 인원은 총 6540명이며, 이 중 반도체 설비·제조·개발(공정) 직군만 5211명으로 알려졌다.

노조 측은 반도체 공장 자동화와 상관없이 설비·점검 등 관련 인원이 없으면 생산 차질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파업이 장기화된다면 실적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파업이 장기화되면 영향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당장 라인에서 돌발 사고가 생겨 설비 점검 등의 대처가 잘 안 되면 생산 차질이 없을 것이란 보장이 없다"고 밝혔다.

나아가 기업의 신뢰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 제품 신뢰와 연결돼 고객사들이 이탈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반도체 업황 개선에 따른 펀더멘털 회복과 엔비디아향 HBM(고대역폭메모리) 납품 기대가 삼성전자의 주가를 떠받치고 있는 만큼, 이날 회사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변화가 없었다. 무기한 총파업 선언에도 시장에서 그리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큰 피해가 없겠지만, 길어질수록 타격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익명을 요청한 증권업계 한 연구원은 "파업을 하더라도 자동화된 시스템에 의해 라인에서 생산이 돌아가는 형태로 돼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크게 이슈가 되진 않을 것"이라며 "다만 장기화될 경우, 메모리 출하량에 영향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파업이 길어지면 펀더멘털 악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주가 하방압력을 키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파업 이슈 자체가 주가에 큰 악재로 작용되지 않는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현대차·기아 노조 파업 당시 실제 생산에도 차질이 생겼었는데, 주가에는 별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며 "더구나 반도체 쪽은 라인들이 자동화된 게 많아 굳이 인력이 빠졌다고 해서 스톱되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측은 "생산 차질이 없도록 철저히 대비할 계획"이라며 "노조와의 대화 재개 노력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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