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취재후일담] 채권 투자 열풍 불지만, 공모 회사채에서 소외된 개미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710010006498

글자크기

닫기

손강훈 기자

승인 : 2024. 07. 10. 18:02

손강훈
개인투자자의 채권 투자 열풍이 거셉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가 올해 상반기까지 사들인 채권 규모는 23조1000억원에 달합니다.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입니다. 이달 들어 9일까지는 1조766억원을 순매수했는데, 작년 같은 기간(6137억원)보다 75.4% 증가했습니다.

이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무엇보다 커졌기 때문입니다. 지난 5일 발표된 미국의 6월 실업률은 4.1%로 지난 2021년 11월(4.1%) 이후 2년 7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는 상황입니다. 이에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는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77.9%로 예상했으며, 연내 0.25%포인트씩 두 차례 이상 금리가 내려갈 것이란 전망도 76.5%를 나타냈습니다.

채권은 시장금리와 반대로 움직입니다. 시장금리가 내려가면 기존 보유 채권은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기에 채권 가치가 올라갑니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현실화 기대감에 시장금리가 하락세를 보이자, 차익 등을 기대한 투자 수요가 채권에 몰리는 것입니다.

상반기에 개인투자자가 순매수한 채권 비중을 살펴보면 국채가 31%로 가장 높았고 회사채도 27%로 뒤를 이었습니다. 이는 신용등급에 따라 국채만큼 안정성을 담보하면서도, 이자 수익은 더 기대할 수 있는 회사채의 투자 선호가 높았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합니다.
개인투자자들의 회사채 투자는 유통 시장에서 주로 이뤄집니다. 특히 공모 회사채에 경우 수요예측에 직접적인 참여가 불가능합니다. 기관(자산운용사, 증권사, 투자일임회사 등)을 통해 수요예측에 참여하거나, 수요예측 후 기관이 보유한 물량이 유통 시장에 나와야 투자가 가능한 구조입니다.

결국 공모 회사채 투자는 개인은 손해로 보면서 시작할 수밖에 없습니다. 중간 유통 과정(기관투자자)을 거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기업공개(IPO) 공모주와는 차이를 보입니다. IPO는 기관투자자가 참여하는 수요예측이 존재하지만, 일반 청약을 통해 일정 물량을 개인투자자들에게 배정합니다. 청약 경쟁이 존재하지만, 공모주에 바로 투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이 생기지 않습니다.

금융당국은 국채 투자의 저변을 넓힌다는 이유로 개인이 직접 청약에 참여할 수 있는 '개인투자용 국채' 상품을 선보였습니다. 이제 공모 회사채에 대한 일반 청약 도입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발행회사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습니다. 회사채에 대한 투자 수요를 개인이 어느 정도 받쳐 준다면, 조달비용 부담이 다른 방법에 비해 비교적 낮은 회사채 발행이 좀 더 수월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채권 개미'라는 용어가 나올 정도로 개인투자자의 채권 투자 관심이 높아진 상황입니다. 개인들이 채권 투자에서 차별을 받지 않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손강훈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