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로 35주년이나 분위기는 차분 희생자 유족 반발은 한강투석 홍콩에서는 저항, 한 신문 1면 백지 발행
4일로 발생 35주년을 맞는 중국의 톈안먼(天安門) 유혈 사태가 MZ 세대의 무관심과 극단적 애국주의로 인해 점차 잊혀져가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올해가 정주년(整週年·5와 10 단위로 꺾어지는 해)이라는 의미가 나름 크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너무 하는 것 아니냐는 한탄이 일부 양식 있는 이들의 입에서 터져 나올 법도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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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톈안먼 사태 30주년 때 함께 모여 자녀들을 추도했던 '톈안먼 어머니회'의 회원들. 올해도 당국에 서신을 발송, 대화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미국에 서버를 둔 중국어 매체 보쉰(博訊).
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의 3일 전언에 따르면 톈안먼 사태는 지난 1989년 4월 15일 최고 실력자 덩샤오핑(鄧小平)에 의해 실각한 후야오방(胡耀邦) 전 총서기가 사망한 것을 계기로 대학생을 비롯한 시민 수십만여 명이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다 군부에 의해 유혈 진압된 사건을 일컫는다. 이로 인해 최소 1000여 명 전후, 최대 1만여 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또 수천여 명이 해외 망명길에 올라야 했다.
이후 중국에서는 톈안먼 사태를 입에 올리는 것이 금기시됐다. 그럼에도 당시 희생자들의 유족과 반체제 인사들은 지속적으로 당국에 톈안먼 사태에 대한 재평가와 사과를 요구해왔다. 특히 '톈안먼 어머니회'는 거의 매년 당국과 충돌하고는 했다.
올해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소식통들의 전언에 따르면 최고 당정 지도부에 서신을 발송, 톈안먼 사태와 관련한 토론을 갖자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당연히 당국에서 이를 수용할 까닭이 없었다. 대신 '톈안먼 어머니회' 회원 및 반체제 인사들과 톈안먼 일대에 대한 감시와 경계를 강화, 혹 발생할지 모를 불상사에 적극 대비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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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톈안먼 사태 재평가를 요구하면서 미국 뉴욕에서 반중 시위를 벌인 중국인들./보쉰.
이처럼 톈안문 주위에서 일부 긴장감이 감돌고 있기는 해도 중국 내 전반적인 분위기는 차분하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일부 희생자 유족과 반체제 인사들의 저항이 아무 의미가 없는 이른바 한강투석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할 정도의 반응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베이징의 50대 문인인 쩌우(鄒) 모씨가 "요즘 40대 이전 세대들 중 톈안먼 사태를 아는 이들은 손에 꼽을 정도라고 해도 좋다. 원래 개인주의적인데다가 중국이 최고라는 우월감에 젖어 있는 세대이기 때문에 설사 알더라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면서 씁스레하는 것은 다 까닭이 있다고 해야 한다. 앞으로는 사태가 더욱 빠른 속도로 잊혀질 것이라는 얘기가 되지 않을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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톈안먼 사태 추모의 의미로 1면 절반을 백지로 출간한 홍콩의 스다이룬탄./보쉰.
그나마 유족들이나 반체제 인사들에게 의미 있는 것은 홍콩을 비롯한 해외에서는 사태를 잊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아닐까 보인다. 홍콩의 기독교 계통 주간지인 스다이룬탄(時代論壇)이 6월 첫째 주 신문 1면 절반을 백지로 놓아둔 채 발간을 한 것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중국 당국에 무언의 저항을 하겠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외에 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상당수 중국인들의 참석 하에 열린 반중 시위 역시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중국과는 분명 상반되는 분위기를 보여줬다고 단언해도 괜찮다. 적어도 해외에서 톈안먼 사태의 추도는 향후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