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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2함대에 따르면 안 상사가 처음 모발 기증을 결심한 것은 지난 2007년 가을. 당시 해군 부사관후보생 216기로 입대해 군사훈련을 받던 안 상사는 외박 중 백혈병으로 투병 중이던 조카를 병문안했다. 조카의 항암치료 소식을 전해들은 부사관후보생 동기들도 헌혈증을 모아 안 상사에게 전달했다. 이때 안 상사는 여러 사람의 도움이 모이면 누군가에게는 큰 희망이 된다는 것을 체감했다. 그리고 항암치료로 머리카락이 모두 빠진 어린 조카를 보며 모발을 길러 기증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17년간 계속해 온 모발 기증의 과정은 쉽지 않았다. 모발 기증 방법과 유의사항을 확인한 안 상사는 염색이나 펌 등을 하지 않고 건강한 모발을 기증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다. 혹시 본인의 모발로 인해 단체생활에 피해가 있을까 싶어 평소에는 머리망으로 단정히 정돈하고, 씻고 난 뒤에는 머리카락을 깨끗이 회수해 가져다 버리는 것이 습관이 됐다는 게 2함대측의 전언이다.
안 상사는 지난 2007년과 2014년 두 차례에 걸쳐 소아암 환자를 위한 기증단체인 하이모에 55cm, 2017년 한국백혈병환우회에 35cm, 그리고 이번에 소아암 환자를 위한 머리카락 나눔 단체인 어머나 운동본부에 50cm를 전달했다. 안 상사가 기증한 모발만도 총 140cm에 달했다.
안 상사의 선행은 모발 기증 만이 아니다. 지난 2013년 해군 전우와 결혼한 안 상사는 두 아들을 둔 워킹맘이기도 하다. 첫째 아들이 2018년 '1형 당뇨' 판정을 받으면서 6년여간 투병 중이지만 안 상사는 항상 긍정과 나눔의 가치를 실현하는 동시에 '1형 당뇨'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한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후원단체인 굿네이버스에 기부를 계속하고 있으며, 장애인 봉사단체인 초록봉사단에도 가입해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 19로 중단했던 2함대 여군·여군무원 봉사단 활동의 재개를 계획하는 등 이웃을 위한 나눔의 노력을 끊임없이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를 얻는다.
안효림 상사는 "모발 기증은 작은 나눔이지만 소아암, 백혈병 환자와 가족들에게는 큰 기쁨과 희망이 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앞으로도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해군의 일원으로서 맡은바 임무완수는 물론 이웃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일들을 계속 실천해 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