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검 文사위 특혜 채용 이첩 가능성
내주 차·부장 인사…1~4차장 후임 주목
법무부는 지난 13일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내고 이창수 전주지검장을 오는 16일 자로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보임했다. 신임 전주지검장은 박영진(31기) 대검찰청 범죄정보기획관이 맡는다.
이 지검장 앞에 놓인 가장 큰 과제는 사실상 멈춘 민주당 돈봉투 수수 의혹 수사 불씨를 어떻게 살릴지에 있다는 게 중론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최재훈 부장검사)는 돈봉투 수수 의혹을 받는 민주당 의원 7명에 대해 이달 중순까지 출석해 달라고 정식 요청한 상태다.
다만 이들 7명 의원 중 6명이 4·10 총선서 당선돼 신병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역 의원을 강제 구인하려면 국회서 체포동의안이 통과돼야 하는데, 22대 국회 또한 민주당이 과반이상 의석수를 차지해 검찰 수사에 '방탄 국회'로 맞설 가능성이 크다. 이에 이 지검장이 신속하게 수사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 지검장이 전주지검에서 지휘하던 서씨의 특혜 채용 의혹을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첩해 계속 맡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타이이스타젯 항공은 지난 2018년 7월 문재인 정부 당시 이상직 전 의원이 이스타항공 자금으로 설립한 태국 저비용 항공사다. 서씨는 항공업계 실무 경험이 없음에도 해당 항공사에 전무이사로 취업해 인사 배경에 논란이 불거졌다.
다만 해당 사건이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첩되면 더불어민주당과 검찰 간 갈등은 한층 고조될 전망이다. 전주지검은 최근 야당 의원들로부터 해당 수사에 대해 '스토킹 수준'이라는 비판을 받아 "법원으로부터 적법하게 발부받은 영장 등에 기초해 필요한 한도에서 신중한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검찰 내에선 김 여사 관련 수사 방식을 두고도 진통이 예상된다. 법무부의 이번 검찰 고위급 인사는 이원석 검찰총장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채 전광석화처럼 진행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총장은 인사 발표 다음날 출근길에서 취재진과 만나 사전 조율이 있었냐는 질문에서 7초가량 침묵하며 말을 아끼기도 했다.
이 총장은 "인사는 인사, 수사는 수사"라며 원칙대로 수사할 뜻을 밝혔으나 김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수사를 지휘하던 김창진 1차장검사,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수사를 담당하던 고형곤 4차장검사 후임이 정해지지 않아 당분간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차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검찰 입장에서는 의혹을 풀고 수사기관으로서 사명을 다하기 위해 한 번은 김 여사를 부르려고 할 것이고, 이 과정에서 대통령실과의 마찰이 예상된다"며 "검찰이 (김 여사 수사와) 더불어민주당이나 이재명 대표, 문재인 정권 관련 수사를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검찰 안팎에서는 지휘부 공백 기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르면 다음 주 중 고검검사급(차장·부장검사) 인사가 나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법무부는 오는 17일까지 고검검사급 검사 인사 관련 공모직위 및 외부기관 파견검사 지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