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결정짓는 요소 다시 살펴야"
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통상 재건축·재개발 단지 조합원의 분양가는 일반분양가의 70~80% 수준에서 책정되지만 최근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 공사비 인상 부담을 일반분양가에 더 떠안기거나 분양가 상한제 구역의 경우 교묘히 법망을 피해 일반분양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시공사 현대건설과 공사비 인상에 합의한 서울 서대문구 홍제3구역의 경우 일반분양가 인상폭이 조합원 분양가의 두 배에 달했다. 조합이 2020년 현대건설과 맺은 3.3㎡당 공사비 512만원을 784만원으로 53% 인상했는데, 부담을 일반 분양계약자에게 더 지운 셈이다. 홍제3구역 재건축 조합이 최근 조합원들에게 공개한 내역 추정치에 따르면 조합원 분양가는 3.3㎡당 평균 2300만원에서 2800만원대로 22% 올랐고, 일반분양가는 3.3㎡당 평균 3000만원에서 4250만원대로 무려 42% 인상됐다.
분양가 격차도 더 커졌다. 공사비 인상 전 일반분양가의 75% 수준이던 조합원 분양가는 인상 후 65.9% 수준이 됐다. 국민평형인 전용 84㎡형의 일반분양가 추정치는 현재 14억8028만원으로 15억원을 돌파할 기세다.
분양가 상한제 지역에선 '꼼수' 분양가 책정으로 조합원의 분담금 부담을 낮추고 있다. 공사비 3.3㎡당 1300만원으로 정비사업 단지 역대 최고가를 찍은 서포구 잠원동 신반포22차의 경우 일반분양가가 3.3㎡당 최소 8500만원대로 예상되고 있다. 이 단지는 지난 1월 분양한 인근 '메이플자이'(3.3㎡당 6750만원)는 물론이고 반포 대장주인 '래미안 월베일리'(3.3㎡당 5653만원)보다 일반분양가가 훨씬 비싸지만, 일반분양 물량이 30가구 미만인 28가구여서 분양가 상한제 규제를 받지 않는다.
경기 광명시 '트리우스 광명'(광명2구역 재개발 아파트)은 지난해 분양 일정을 계속 미루면서 결국 일반분양가를 3.3㎡당 평균 3269만9610만원으로 1000만원 이상 끌어올렸다. 이로써 전용 84㎡형 일반분양가(10억4780만~11억8600만원)는 조합원 분양가(4억6300만원)보다 두 배 이상 비싸졌다.
김호철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는 "분양가 상승은 주변 집값을 자극할 수 있는 만큼 정부와 지자체는 공사비와 금융비용 등 주택 가격을 결정짓는 근본적인 요소들을 꼼꼼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