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TSMC보다 보조금 비율↑
테일러 반도체 공장 설립 순풍
15일 미국 정무부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받게 된 9조원은 투자 규모와 보조금액을 놓고 보면 경쟁사보다 눈에 띄게 나은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미국 정부는 자국 반도체 기업 인텔에 최대 85억달러의 보조금과 110억달러 규모의 저금리 대출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대만 TSMC에는 보조금 66억달러와 저리 대출 55억달러를 제공하기로 했다.
대출을 제외한 보조금 자체 규모로는 삼성전자가 받는 금액은 인텔과 TSMC에 이어 세 번째다. 그러나 투자금 대비 보조금 비율에서는 삼성전자가 눈에 띄게 앞선다. 인텔은 향후 5년간 100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고, TSMC는 미국 내 투자 규모를 종전보다 250억달러 늘린 650억달러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적용한 투자액 대비 보조금 비율은 인텔이 8.5%, TSMC는 10.2%이지만, 삼성전자는 14% 수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보조금 문제가 해결됨에 따라 삼성전자의 테일러 반도체 공장 설립도 순풍을 탈 전망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포진한 미국에서 현지 생산을 통한 첨단 반도체 공급망 참여 확대도 가능해졌다. 반도체 생산과 연구개발을 위한 핵심 시설은 국내에 두더라도 미국 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한 반도체 수요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미국 내 생산시설 확충과 현지 고급 인력 확보는 경쟁력에 결정적 요인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반도체 생산기업으로서 삼성전자의 역량과 투자 의지에 대한 미국 정부의 높은 신뢰가 이번 보조금 협의에서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평가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이번 발표로 삼성으로부터 400억 달러 이상의 투자를 유치하고 최첨단 반도체 생태계로서 텍사스 중부 지역의 역할을 확고히해 최소 2만15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최대 4000만 달러의 자금을 활용하여 지역 인력을 교육하고 개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 사장은 "우리는 국내 반도체 생태계를 강화하고 미국을 글로벌 반도체 제조 목적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예상되는 미국 수요 급증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 칩과 같은 미래 제품을 위해 우리 공장은 최첨단 공정 기술을 갖추고 미국 반도체 공급망의 보안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