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바오 팬들이 3일 오전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장미원에서 푸바오를 실은 특수차량을 보며 배웅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한국산' 첫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가 3일 중국으로 떠났다. 2020년 7월 20일 경기 용인 에버랜드에서 태어나 생할한 지 1354일만이다.
중국 밖에서 태어난 자이언트 판다는 멸종위기종보전협약(CITES)에 따라 만 4세가 되기 전 중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푸바오는 이날 오전 에버랜드를 떠나 반도체 수송에 이용되는 특수 무진동차량에 실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후 출국 수속을 마치고 중국 측이 제공한 전세기에 올라 중국으로 향했다. 에버랜드 측은 "이동 중 흔들림과 외부 접촉에 따른 위험 요소를 차단하기 위해 가로 190cm, 세로 130cm, 높이 135cm, 무게 270kg의 케이지를 준비했고 검역 기간 푸바오가 적응할 수 있도록 충분한 연습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푸바오의 중국길에는 '푸바오 할부지' 강철원 사육사가 동행했다. 강 사육사는 전날 갑작스러운 모친상을 당했음에도 예정대로 중국 판다보전연구센터 전문가와 함께 전세기에 탑승해 푸바오 이동을 도운 후 귀국하기로 했다.
푸바오가 생활하게 될 중국 쓰촨성 자이언트판다보전연구센터 워룽 선수핑 기지는 청두국제공항에서 차로 약 2시간 거리에 위치한다. 해발 1700m의 고지대에 높은 산과 계곡에 둘러싸여 있다. 전체 면적이 서울 여의도 절반 수준인 약 150만㎡로 약 90마리의 판다들이 생활하고 있다. 푸바오는 이곳에서 약 한 달간 검역을 거친 후 최종 거주지를 결정한다.
중국으로 떠나는 푸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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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바오 사육사들이 3일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장미원에서 푸바오를 실은 특수차량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중국으로 떠나는 푸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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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바오를 실은 특수차량이 3일 오전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장미원에서 팬들의 배웅을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에 앞서 에버랜드에서 열린 푸바오 배웅행사에는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6000여 명의 팬들이 찾았다. 차량에 탑승한 푸바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지만 팬들은 푸바오 깃발을 흔들면서 "코로나19로 힘들던 때 큰 위로가 됐는데 떠난다니 슬프다", "푸바오의 미래를 위해 응원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강 사육사는 "푸바오를 사랑해주셔서 감사하고 푸바오를 영원히 기억해 달라"고 부탁했다. 송영관 사육사는 "팬들의 사랑 덕분에 푸바오가 잘 성장했다. 푸바오와의 행복하고 아름다운 이야기에 함께해 주셔서 고맙다"고 소회를 전한 후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푸바오는 2016년 3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중 친선 도모의 상징으로 보내온 판다 러바오와 아이바오 사이에서 태어났다. 국내에서 자연번식으로 태어난 첫 판다다. 코로나19 시기에 세상에 나와 많은 사람들에게 힐링의 메시지를 전하며 '용인 푸씨' '푸공주' '푸뚠뚠' 등 애칭으로 불리는 등 큰 사랑을 받았다. 에버랜드에 따르면 2021년 1월부터 올해 3월 3일까지 1155일간의 푸바오 공개 기간 약 550만명이 판다월드를 방문했다. 우리나라 국민 10명 가운데 1명이 푸바오를 만난 셈이다. 에버랜드 공식 유튜브 등에 게재된 1100여 건의 푸바오 영상의 누적 조회수는 5억뷰에 달한다. 에버랜드는 중국 CCTV와 협약을 맺고 푸바오의 중국 내 생활 모습을 팬들에게 지속적으로 전할 계획이다.